영남일보 최기영씨 결심…“10개월간 모든 사랑줄 것”
<영남일보> 최기영(35·사진) 기자가 3개월 된 첫 딸 예원양을 돌보기 위해 지난해 12월 29일 부터 육아 휴직을 시작했다. 대구와 경북지역 언론계에서 남성 기자가 육아 휴직에 들어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최 기자는 간호사로 일하는 아내가 석달동안 출산휴가가 끝나 아이를 돌봐 줄 사람이 없자 어렵사리 육아휴직을 결심했다. 집에 보모를 들이거나 영아원에 맡기는 방법도 생각했지만 핏덩어리를 남의 손에 맡기는 게 영 내키지 않았다. 아이를 낳지 않는 딩크족으로 살아오다 7년만에 가진 아이였다. 보수적인 지역 언론계에서 남자 기자가 육아휴직 얘기를 꺼내기가 쉽지 않았다. 최 기자는 “그나마 상대적으로 열려있는 <영남일보>여서 가능했을 것”이라며 “그래도 특이한 친구란 얘기 많이 듣는다”고 말했다.
경북 안동에 살고 있는 최기자의 부모들도 펄쩍 뛰며 말렸다. 차라리 아이를 고향인 안동으로 데려오라고 했지만 1년동안 모유를 먹이려 한 결심을 깨기 싫었고, 딸과 떨어지기도 싫었다. 최 기자는 “복직하게 되면 또 아이에게 신경을 제대로 못쓸테니 10개월 남짓한 휴직 기간 동안 내가 줄 수 있는 모든 사랑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최 기자는 남녀고용평등법과 고용보험법에 따라 육아휴직 기간에 매월 40만원씩의 육아휴직 급여를 국비로 받는다. 그는 지난해 12월 ‘미군부대 광우병 의심(2005.9)’ 기사로 대구경북 기자상 신문취재보도 부문 본상을 받기도 했다. 최 기자는 예원양이 첫돌이 되는 2006년 10월 5일 회사로 돌아온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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