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사흘 연속 200명을 넘긴 가운데, 16일 오전 서울 광화문역에서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16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23명 나와 사흘 연속 200명대를 이어갔다. 서울·강원·전남 등지에서 동시다발적 지역감염 확산이 심상치 않은 흐름인데다, 주말보다 주중에 확진자가 더 많이 나온 경향을 고려하면 확진자 숫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권역별로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도 예상된다.
16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와 지방자치단체 발표자료를 종합하면, 이날 신규 확진자 81명이 나온 서울시는 성동구 체육시설(4명)·중랑구 체육시설(3명)·강남구 헬스장(2명) 등 다중이용시설 확진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 1주일간 확진자 407명 가운데 다중이용시설 확진자가 210명으로 절반을 넘겼다. 체육시설·사우나의 샤워장·탈의실에서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거나, 제대로 된 환기가 이뤄지지 않아 감염이 이뤄진 것으로 방역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강서구 병원 관련 감염은 누적확진자가 17명을 넘겼는데, 병원 종사자는 물론 그 가족, 가족이 다니는 학원 등으로 엔(n)차 감염이 이뤄졌다.
2월~11월 초 사이 누적확진자가 296명이었던 강원도는 최근 9일 동안 확진자 108명이 나오면서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철원군 장애인요양원 관련 확진자가 이날 5명이 추가되면서 누적확진자가 11명이 됐다. 간병인이 확진을 받은 뒤, 요양원 입소인 3명이 확진되고 간병인과 함께 김장한 주민도 양성 판정을 받았다. 신천지발 집단감염 이후 7개월 만에 하루에 두자릿수 확진자가 나온 경북에서도 19명 누적확진자가 나온 ‘청송 가족모임’ 등 소규모 모임이 감염확산의 계기가 됐다.
광주에서는 이날 오전까지 의료진 6명을 포함해 누적확진자 9명이 나온 전남대병원에서 이날 오후 7명이 추가되면서 지역 의료체계 전반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다. 의료진이 자가격리 될 경우 수술과 진료 등에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보건당국은 전남대병원 동일집단(코호트) 격리 범위 등을 논의 중이다.
이와 같은 전국적인 확진 양상은, 신천지·사랑제일교회 등 특정 집단에서 대규모 감염이 이뤄졌던 과거와 달리 소규모 지역감염이 동시다발적 발생이란 점에서 방역당국은 크게 우려하고 있다. 여행·행사·모임 증가에 따라 가족·지인 등 집단발생이 늘어나는 데다, 무증상·경증 감염자 누적으로 지역사회 감염 위험이 더욱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실내생활이 늘어나고 환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겨울철로 접어들고 있는데, 연말연시 모임에 따라 사람 간 접촉 기회가 늘어난다는 점도 방역당국의 우려를 키운다.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에 해당하는 ‘생활 속 거리두기’에도 불구하고 ‘생활 전파’가 퍼짐에 따라, 조만간 권역별로 1.5단계로의 격상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1주간 권역별 발생 상황을 보면 수도권은 주간 일평균 확진자가 99.4명으로 거리두기 1.5단계 전환 기준(100명)에 근접했고, 강원(13.9명)은 기준(10명)을 초과한 상황이다. 방대본과 지자체들은 두 권역에서의 거리두기 단계 조정 여부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방대본과 지자체는 마스크 착용, 손씻기, 2m 거리두기, 수시 환기 등 방역수칙 준수와 가족·지인 모임, 회식이나 식당·카페·사우나·직장 등에서 마스크 벗는 것을 최소화할 것을 거듭 당부했다.
박태우 기자,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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