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식당 주1회 채식 식단만
‘축산업의 온실가스 배출’ 주목
메일 비우면 전기 사용량 줄어
나무칫솔 써 플라스틱 감량도
“환경 지키기에 구성원들 호응”
‘축산업의 온실가스 배출’ 주목
메일 비우면 전기 사용량 줄어
나무칫솔 써 플라스틱 감량도
“환경 지키기에 구성원들 호응”

이광섭 대전 한남대 총장(오른쪽)과 이 대학 학생이 지난 8일 `채식의 날'에 학교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있다. 이 학교는 지구환경 보호를 위한 캠페인을 실천하고 있다. 한남대 제공
“작은 실천이 지구환경을 지키는 첫걸음이라는 걸 알고 나니 고기 반찬을 고집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화학신소재공학과 2학년 김예지씨)지난 8일 대전 한남대 학교식당 ‘멘사 크리스티’의 점심 식단에서 한 가지를 찾아볼 수 없었다. 차림표는 비빔밥과 미역국, 표고버섯연근탕수 등이었다. 이날 비빔밥에 들어가는 고추장 볶음에는 다진 고기가 빠져 있었다. 탕수에도 고기 대신 버섯과 연근이 주재료였다. 미역국 역시 소고기미역국이 아닌 그냥 미역국이었다. 늘 한 가지 이상의 육류 반찬이 빠지지 않았지만 이날만은 고기 반찬이 없었다. 학생과 교직원 등 100여명은 채식 식단에 투정하지 않았다. 김예지씨는 10일 <한겨레>에 “고기가 들어 있지 않아도 비빔밥이 맛있었다”며 “고기가 맛있지만, 앞으로는 지구를 위해 고기 먹는 걸 줄이기로 작정했다”고 말했다. ‘멘사 크리스티’ 식당은 새해 들어 매주 금요일에 고기류 없는 비건 식단을 제공한다. 매주 한 번은 채식의 날을 운영한다는 대학본부의 방침에 따른 것이다. 학교 쪽은 육식이 축산 과정에서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를 배출하기 때문에 이를 줄이려고 채식 식단을 운영하기로 했다. 지구의 부담을 덜려는 한남대의 작은 실천은 채식 차림표에만 그치지 않는다. 한남대는 올해부터 지구환경 보호를 위해 생활 속 실천 캠페인을 시작했다. 학교는 학생과 교직원에게 전자메일 비우기도 제안했다. 전자메일을 비우면 서버의 저장 용량이 줄기 때문에 전기 사용량도 줄고, 자연히 탄소배출 감소 효과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경고등이 들어온 플라스틱 과다 사용을 줄이려 나무칫솔을 쓰자는 제안도 실천하고 있다. ‘작은 실천’은 학생과 교직원의 공감과 동참이 있어 가능했다. 교직원 유영수씨는 “지난해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자료를 봤더니 축산업을 통해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16.5%라고 한다. 채식이 지구환경을 보호하는 작은 실천이어서 참여한다”고 말했다. 앞서 한남대는 지난달 15일 ‘그린뉴딜’ 캠페인을 벌이는 대전 대덕구와 환경보호 관련 업무협약도 맺었다. 이광섭 총장은 “그린뉴딜은 탈탄소 경제로 전환하는 녹색 대개혁”이라며 “대학과 지방정부 등 공동체는 환경을 보고 소비 문화를 바꾸는 실천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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