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청 30년 ‘명물’ 설 앞두고 동전 저금통 쾌척

구두딱이 ‘명 국장님’ 돼지 4마리 기증

“돼지 잡는 명 국장님을 모르면 천안시청 직원이 아니죠.”

25일 충남 천안시청 직원들의 화젯거리는 “명 국장님이 돼지 잡았다”였다.

‘명 국장님과 돼지’는 일한 햇수로 따지면 연차가 국장급이라서 별명이 ‘국장’인 시청 구두닦이 명덕식(58)씨와 그의 돼지저금통을 말한다.

명씨는 이날 오전 시청 사회복지과에 구두약 묻은 돼지 4마리를 전달했다.

이 돼지들은 1년 동안 구두를 닦아주고 손님들로부터 받은 동전을 모은 것으로 52만6340원이나 됐다.

그는 지난 2000년부터 지금까지 200만원이 넘는 돈을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냈다.

처음에는 구둣방 장판 밑에 동전을 모았으나 부식 되는 등 불편이 있어 지난해부터 돼지저금통에 동전을 모았단다.

30년 가까이 천안시청에서 구두를 닦아온 그는 월 100만원 안팎의 소득으로 생활하고 있다.

그의 선행이 남다른 것은 적은 수입으로 장애인 아내 등 가족과 살면서도 오래 전부터 불우 이웃을 돕는 일을 멈추지 않아 왔기 때문이다.

그는 “고생해서 번 돈을 남에게 다 주면 어떻게 사느냐고 묻는 이들이 많은데 어릴 때 고생해 봐서 어려운 사람 심정을 알기에 수입의 일부를 모으고 있다”고 수줍게 웃었다.

송인걸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