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시설 설치계획 KT대구본부 “이동통신사들 태도 돌변” 불만
“일본 휴대폰이 터지는 곳은 일본땅, 우리 휴대폰이 터지는 곳은 한국 땅입니다.”
지난해 초 일본 시마네현의 ‘다케시마의 날 조례제정’으로 독도 영유권 문제가 떠오를 당시 한 이동통신사의 광고 내용이다. 하지만 사실 독도에는 무선 중계기가 없어 자유로운 이동통신이 어려웠다. 특정 이동통신사 휴대폰 만이 아주 기상상태가 좋을 때 간헐적으로 울릉기지국의 전파를 통해 산꼭대기에서 수신이 가능할 정도였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케이티 대구본부가 무선통선설비 마련에 나섰다. 케이티 대구본부는 다음달부터 7월까지 20여억원의 예산을 들여 이동통신서비스 제공을 위한 무선시설 마이크로 웨이브와 철탑시설 등을 설치·보강해 사용권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 시설이 설치돼 이동통신 및 방송용 고속전용 서비스가 제공되면 독도 경비대와 관광객들의 이동통신이 가능하게 된다. 케이티 대구본부는 이를 위해 지난해 말 문화재 관리청으로부터 무선중계망 설치를 위한 독도 형상 변경 허가까지 받았다.
그러나 독도 휴대폰 개통사업은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케이티가 15억 안팍의 경비가 드는 무선중계 시설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이동통신 사업자들로부터 장비 사용료를 받는 계약을 맺어야 하지만 그동안 적극적으로 나서던 이들이 소극적인 태도로 돌아섰다고 케이티 쪽은 밝혔다.
케이티 대구본부 관계자는 “사업추진에는 장비를 직접 사용하는 이동통신 사업자들과의 계약이 필수적인데 독도문제가 전국민적 관심사일 땐 적극적이던 이동통신사들이 지금은 수익성 문제 등을 고려해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듯하다”며 “계약만 되면 바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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