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전국일반

“근현대 산악·산림 유물 찾습니다.”

등록 2021-03-11 16:30수정 2021-03-13 12:32

산림청 국립산악박물관 22일까지 유물 구매
개관 7년 만에 한국산악사 메카로 자리매김
국립산악박물관 직원들이 1977년 고상돈 대원의 에베레스트 등정 당시를 재현한 전시 모형을 살피고 있다.
국립산악박물관 직원들이 1977년 고상돈 대원의 에베레스트 등정 당시를 재현한 전시 모형을 살피고 있다.
“산을 찾아 즐기고, 가꾸고 그리워하는 삶을 기록과 유물로 만나고 체험하는 곳입니다.”

박경이 국립산악박물관 학예연구실장은 11일 산악박물관을 이렇게 소개했다. 2014년 설악산 주 진입로인 강원도 속초시 미시령로에 자리 잡은 산악박물관은 산림청 한국등산트레킹지원센터가 관할한다.

산악박물관은 전시·사료 공간과 산악체험 공간으로 꾸려졌다. 전시 공간은 우리나라 등산의 역사, 주요 산악인 등을 소개하는 상설 전시관과 주제별로 사료를 보여주는 기획 전시관으로 나뉘어 있다. 전시된 기록은 백곡 김득신(1604~1684)의 <금강산록> 등 조선시대 선비들의 ‘유산기’를 비롯해 태백산 등 백두대간 일부와 황지 등을 살필 수 있는 <삼척부지도>, 북한산 인수봉과 설악산 천불동 계곡 개척기 등이다. 천불동 계곡 개척기는 최근 서울대학교 문리대산악회가 기증한 600여점의 자료에서 확인됐다.

한국 산악인들의 해외원정 역사도 전시돼 있다.

이 박물관은 1977년 고상돈 대원이 한국인 최초로 에베레스트 정상에서 태극기를 휘날리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전시했다. 1988년 에베레스트 원정대의 정승권 대원이 정상에 꽂았던 피켈과 원정대 장비가 눈길을 끈다. 2011년 안나푸르나를 등반하다 실종된 박영석 대장, 앞서 2009년 낭가파르바트에서 숨진 고미영씨, 1969년 설악산에서 훈련 도중 숨진 한국산악회 10동지 등 산사람들의 가슴 뭉클한 사연을 만날 수 있다.

11일 국립산악박물관 관계자들이 1988년 에베레스트 원정대 정승권 대원이 정상 등반 당시 사용한 피켈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11일 국립산악박물관 관계자들이 1988년 에베레스트 원정대 정승권 대원이 정상 등반 당시 사용한 피켈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산악박물관이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소장한 유물이 1만5천여점에 달하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산악의 역사를 소개할 수 있게 된 것은 적극적으로 산악 관련 유물을 구매·기증·기탁받는 활동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명희 유물담당은 “개인 산행기록과 유품은 물론 1950~80년 유행한 산악 행사 관련 페넌트와 사진·우표·등산안내지도·기념 배지까지도 수집한다. 개인 유품은 받은 그대로 보존 처리하고 기증전을 열기도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막을 내린 ‘영혼의 땅 마나슬루, 빛나는 땅 가셔브룸’ 기획전은 히말라야 한국 등반사를 정리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마나슬루 전시는 70년대 시작된 한국원정등반대의 히말라야 도전기와 1980년 동국대 산악부의 초등 성공, 이후의 도전기를 생생하게 담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산악박물관은 <산악연구> 학술지도 펴내고 있다.

국립산악박물관이 서울대 문리대산악회에 등반기록과 장비 기증서를 전달하고 있다.
국립산악박물관이 서울대 문리대산악회에 등반기록과 장비 기증서를 전달하고 있다.
산악박물관의 또 다른 자랑은 저산소·저온도 등 고산 체험장, 아이거북벽 등반 체험, 입체 영상으로 향로봉 둘러보기, 등산 장비 만들기 등 산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행사다. 특화된 전시와 체험 행사에 힘입어 이 박물관의 지난해 방문객은 11만명을 넘어섰다. 산악박물관은 매주 월요일, 설과 추석 연휴 외에는 연중 개관한다.

박경이 학예연구실장은 “사료로 봐도, 해마다 등산객이 늘어나는 것을 봐도 우리 민족은 예부터 산을 좋아하는 유전자를 가진 것 같다. 진정한 산악강국이 되는 길은 기록을 통해 산악사를 정립하는 것”이라며 “오는 22일까지는 산악·산림 관련 유물을 구입하고, 기증·기탁은 언제든 가능하다. 개인 기록이라도 산악·산림과 관련한 내용이 있다면 꼭 우리 박물관에 연락해 달라”고 부탁했다. (033)638-4454.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사진 국립산악박물관 제공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