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적지 50여곳도
일제강점기에 동남아 지역에서 펼쳐진 독립운동 실태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독립기념관(i815.or.kr)은 지난해 대만 홍콩 싱가포르 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인도 미얀마 등 7개 나라 60여곳에서 독립운동 유적지 조사를 벌여 사적지 50여곳과 사료 등을 발굴했다고 1일 밝혔다.
발굴된 사료 가운데는 대한민국임시정부 군사조직인 한국광복군 ‘인면공작대’가 인도와 미얀마 일대에서 작전을 수행한 기록 등이 눈길을 끈다.
자료는 한지성 대장 등 9명의 인면공작대는 영국군 수백명을 일본군으로 부터 구출하는 등 혁혁한 전과를 세워 영국군사령관이 이를 치하한 내용과 일본군이 암호로 이들의 활약을 보고한 내용 등이다.
또 려순감옥에서 순국한 신채호 선생이 대만에서 무정부주의 활동을 하다 기륭항에서 피체된 사실을 보도한 대만 신문, 대한민국임시정부 2대 대통령을 지낸 박은식 선생이 참여해 홍콩에서 발간한 <향강>잡지 창간호(1913년)와 잡지사 터, 벽초 홍명희 선생의 싱가포르 활동지, 필리핀에서 안창호, 여운형 선생이 펼친 독립운동 실체, 인도네시아에서 활동한 고려독립청년단 규약집 등도 발굴됐다.
독립기념관은 이번에 발굴한 사료들을 정리해 ‘국외독립운동사적지 실태조사보고서-동남아지역’를 펴냈다.
김주용 연구원 “뒤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그동안 소홀했던 동남아 독립유적지를 찾아 사료를 발굴한 데 의미가 있다”며 “한민족이 살던 곳에서는 어떤 형태로든 항일독립운동이 펼쳐졌다는 사실에 기초해 말레이시아 및 인도네시아 보르네오 지역 등에서 2차 조사를 벌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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