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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수도권

화성에선 청소년 버스비 공짜…아낀 1만2천원 어디 썼을까

등록 2021-11-02 16:44수정 2021-11-03 02:33

만7∼23살·65살 이상 시내·마을버스 요금 페이백
화성인구 29% 해당…정책 효과 일부 나타나 ‘고무적’
화성시가 수도권 최초로 만 7∼18살 이하 청소년 대상 무상교통 정책을 시행 중이다. 화성시 제공
화성시가 수도권 최초로 만 7∼18살 이하 청소년 대상 무상교통 정책을 시행 중이다. 화성시 제공

“고등학교 다니는 동생이 ‘화성시 무상교통카드’를 사용 중인데, 교통비가 많이 줄었대요. 저도 신청하려고요.”

1일 오후 경기 화성시 병점역 버스정류장에 정차된 11-2 마을버스에서 만난 대학생 서수민(20·여)씨는 “동생을 통해 만 23살 이하 청년에게도 무상교통카드를 발급해 주는 것을 알게 됐다”며 “화성에서 수원으로 통학하는데, 교통비 부담을 덜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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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7∼23살, 65살 이상 연령 인구 무상교통 도입

지난해 11월 만 7살~18살 이하 아동청소년이 무료로 시내버스와 마을버스를 이용하도록 하는 화성시의 ‘무상교통 정책 실험’이 올해 7월 만 65살 이상 노인까지, 10월부터는 만 19~23살 이하 청년으로 확대됐다. 무상교통카드로 버스비를 내면, 일정한 한도 안에서 교통비를 현금으로 되돌려받는 페이백 방식이다. 수도권에서 버스요금을 지자체가 무상으로 지원하는 것은 화성시가 처음이다.

지난달 말 기준 무상교통 이용 대상자는 화성시(87만명) 전체 인구의 29%에 해당하는 25만1천명(아동·청소년 12만6천명, 65살 이상 노인 8만명, 청년 4만6천명)에 달한다. 이 가운데 실제 무상교통카드를 발급받은 이는 7만명가량이다. 9월까지 누적 교통비 지급액은 15억2808만원으로, 나이대별 월평균 교통비 수령액은 아동·청소년은 1만1천원, 어르신은 1만6천원으로 조사됐다. 지원되는 연간 최대 교통비(만7~12살 52만원, 만13~18살 109만원, 만19~23살·65살 이상 156만원)에는 크게 못미치는 수준이다.

1일 화성시 병점역 앞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최아무개(70)씨 부부도 무상교통 서비스에 가입했다. 최씨 부부는 지난달 가입해 아직 사용한 교통비를 입금받진 않았다고 했다. 이정하 기자
1일 화성시 병점역 앞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최아무개(70)씨 부부도 무상교통 서비스에 가입했다. 최씨 부부는 지난달 가입해 아직 사용한 교통비를 입금받진 않았다고 했다.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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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행 1년…청소년 이용률 증가 효과

무상교통 정책 실험 1년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청소년의 버스 이용 증가다. 시가 아주대학교에 의뢰한 ‘화성시 무상교통사업 성과평가 용역(2020년 12월~올해 연말까지)' 중간보고 자료를 보면, 코로나19 발생에 따른 등교일수 감소 영향으로 전체 도내 아동청소년의 대중교통 이용건수는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다만, 화성시 청소년의 버스 이용 건수는 회복 추세가 다른 지역보다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카드빅데이터 자료를 보면, 코로나19 초기인 2020년 1~6월 하루평균 5341명의 화성지역 청소년이 시내·마을 버스를 이용했는데, 무상교통 시행 이후인 올해 1~6월엔 75% 늘어난 일평균 7030명이었다.

이용자가 가장 적었던 지난해 3월(일평균 2827명)에 비해 올해 3월(7990명)에는 이용이 182% 증가했는데, 같은 기간 도내 평균 증가울 120%는 물론 화성시와 비슷한 도농복합도시인 평택시 증가율 167%보다도 더 높았다. 아주대가 지난 6월 화성시 거주 만7~18살 아동·청소년 99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교통비는 월평균 1만2천원 감소하고, 교통비 외 지출은 3만5천원 증가했다고 답했다.

시는 교통비로 지출될 비용이 청소년의 복지로 이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병점역에서 만난 시민 이진경(45·여)씨는 “중학생인 자녀를 학원에 보낼때 자가용으로 태워줬는데, 무상교통카드 가입을 계기로 아들 혼자 버스를 타고 이동하게 됐다”며 반겼다. 시는 올해 연말까지 데이터를 기준으로 용역 분석 결과가 나오면, 정확한 무상교통 시행 성과가 확인될 것으로 보고 있다.

화성시가 지난해 11월 만7∼18살 이하 아동청소년에 이어 올해 7월 만65살 이상 노인, 지난달 만19∼23살 이하 청년에게도 무상교통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화성시 제공
화성시가 지난해 11월 만7∼18살 이하 아동청소년에 이어 올해 7월 만65살 이상 노인, 지난달 만19∼23살 이하 청년에게도 무상교통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화성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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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역·대안교통 수단과 연계한 대중교통 유인체계 필요

시행 첫해 19억원, 올해 240억원이던 화성시 무상교통정책 예산은 내년엔 290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박경옥 시 무상교통팀장은 “화성시의 면적(844㎢)은 서울의 1.4배에 달하고 도시와 농어촌 지역간 대중교통 불균형도 심하다. 버스의 수송분담률은 22%로, 30% 안팎인 도내 다른 기초단체보다 현저하게 낮은 편”이라며 “경제적 논리보다는 시민 이동권 보장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책 보완 필요성도 제기된다. 김상철 공공교통네트워크 정책위원장은 “요금 요인 외에도 버스노선 체계 개편, 철도 등 광역교통망과 연계, 보행 및 자전거도로 연계 등 복합적인 대중교통 유인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기초단체의 무상교통 정책은 전남 신안군(인구 4만여명)이 2013년 가장 먼저 도입한 이후 현재 서울 광진구 등 9곳에서 시행 중이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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