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경기 여주시 대부분 지역에서 90여분 동안 정전이 발생해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한때 병원 진료가 중단되고, 도로 신호등이 멈추는 등 혼란이 이어졌다. 한국전력공사는 변전소 내 전기 선로를 보호하는 개폐장치에 문제가 발생해 정전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 중이다.
한전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이날 오전 10시26분께부터 오전 11시59분까지 여주시내 12개 읍면동 가운데 가남읍·대신면·산북면을 제외한 9개 읍면동에 전기 공급이 끊겼다. 이로 인해 5만5천여 가구가 피해를 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한전 쪽이 긴급복구 작업을 벌여 한시간 반가량 만에 전력 공급이 다시 시작됐지만, 일부 아파트 등은 정전으로 자체 수전설비가 오류를 일으켜 아직 전력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규모 정전으로 시민들도 불편을 겪었다. 신호등이 꺼져 대부분의 교차로에서 교통혼잡이 발생했고, 여주 이마트 사거리에서는 교통신호기가 꺼진 상태에서 차량 접촉사고까지 발생했다. 경찰이 주요 교차로에 긴급 배치돼 수신호로 교통을 정리했지만, 정전 범위가 넓어 한계가 있었다.
휴대전화 등 통신이 먹통이 됐다는 신고도 이어졌고, 인터넷 데이터 속도가 저하되면서 은행이나 병원 등의 업무도 차질을 빚었다. 여주시청은 정전 직후 페이스북 등을 통해 관련 사실을 주민들에게 안내하고 비상 발전기를 가동해 민원 업무를 처리했다. 정전 당시 여주시 관내에서 접수된 엘리베이터 갇힘 사고도 11건, 교통불편 56건, 교통사고 2건 등의 신고가 접수됐다.
한전 관계자는 “변전소 설비를 교체해 전력 공급을 재개했다”며 “변전소 내 변압기 전기 선로를 보호는 개폐장치에 문제가 생겨 정전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지만, 정확한 원인은 추가 분석 작업을 해봐야 안다”고 말했다.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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