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7년 2월22일 오전 국회 건교위에서 열린 주택법일부개정법률안에 관한 공청회에서 참석한 김헌동 당시 경실련 아파트값 거품빼기 운동본부장(현 SH사장, 가운데)이 의견을 말하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서울주택도시공사(에스에이치·SH)가 건설한 아파트의 택지조성원가 등 분양원가 71개 항목이 공개된다.
서울시와 에스에이치는 15일 “고덕강일4단지를 시작으로 사업 정산이 마무리된 최근 10년 치 건설 단지 34곳의 분양원가를 내년까지 모두 공개한다”고 발표했다. 분양원가 정보는 서울시와 에스에이치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시 주택정책과 담당자는 “설계·도급 등의 내역서를 공개한 곳은 있었지만, 택지조성원가를 포함해 아파트 분양원가를 공개하는 것은 전국 최초”라고 설명했다.
특히 택지조성원가는 아파트 값 절반 이상을 차지해 그 사이 공개 요구 목소리가 컸다. 에스에이치는 지난해 항동 공공주택지구 4단지 분양원가를 공개했으나 건설원가 61개 항목만 공개했고 ‘택지조성원가’는 제외했다. 이번에 시가 처음으로 공개하는 택지조성원가는 10개 항목으로 △용지비 △용지부담금 △조성비 △기반시설설치비 △이주대책비 △직접인건비 △판매비 △일반관리비 △자본비용 △그 밖의 비용 등이다.
첫 공개 대상인 고덕강일4단지는 SH공사가 지은 아파트 중 가장 최근인 지난 9월 준공 정산이 완료됐다. 총 분양원가는 1765억원으로, 택지조성원가가 ㎡당 272만원, 건설원가는 ㎡당 209만원이다. 분양수익 981억원은 단지 내 임대주택 건설비(260억원), 2019년 발생한 에스에이치 임대주택 수선유지비(475억원)와 다가구 임대주택 매입(245억원) 등에 사용됐다.
택지조성원가 공개에 대해 김성달 경실련 정책국장은 “서울시의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를 환영하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다른 지방공기업들도 모두 동참해야 한다”며 “서울시는 앞서 2007년 (아파트 분양원가를) 공개하기 시작했지만 2009년 초부터 다시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에는 후퇴없이 지속해서 공개해야 한다. 원가공개를 시작으로 공사비 거품제거를 통해 에스에이치가 서울시민의 주거안정을 위한 공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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