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전 충북 청주시 질병관리청 앞에서 이항진 경기도 여주시장이 질병관리청의 코로나19 진단 검사 방법을 비판하며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질병관리청의 코로나19 진단 검사 정책을 비판해온 이항진 경기도 여주시장이 1인 시위에 나섰다. 현직 시장이 방역을 총괄하는 정부 기관을 상대로 시위까지 벌인 것은 이례적이다.
이 시장은 30일 오전 8시부터 9시30분까지 충북 청주시 오송읍 질병관리청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였다. 그는 “확진자 폭증에 맞서 고군분투하는 기초 지방정부의 감염병 예방과 검사를 질병청이 나서 방해하고 있다”며 “불통과 무원칙, 무책임을 규탄하기 위해 시위를 벌인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시·군 보건소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등에 따라 실험실 검사 등을 통해 감염병 병원체를 확인할 수 있는 기관이다. 그러나 질병청은 코로나19 검사기관으로 조건을 갖춘 지방정부의 기관을 인정하지 않고 있고 주장했다. 이어 “코로나 누적 확진자가 1천만 명을 넘긴 것도 질병청이 전국에 검사 전문기관을 32곳으로 묶어 놓아 검체 이송과 검사 결과 통보가 늦어졌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질병관리청에서 1인 시위를 벌인 이항진 여주시장(맨 왼쪽 점퍼 입은 이)이 정은경 질병관리청장과의 면담 등을 요구하다 이를 막는 질병청 관계자와 경찰 등에 항의하고 있다.
앞서 여주시는 ”신속항원검사보다 정확도가 높은 현장피시아르(PCR) 이동형검사실인 ‘나이팅게일센터’의 검사 확인 기관 신청을 조속히 승인하라”고 질병청에 촉구해왔다. 여주시가 2020년 12월 도입한 현장피시아르 검사는 유전자 증폭을 기반으로 하되 증폭 시간이 빠른 시약을 써 검사 결과 통보 시간을 대폭 줄인 검사 방법이다.
이에 대해 질병청은 “여주시의 검사는 일종의 무면허 의료행위다. 공식 진단으로 인정받으려면 관련법 규정대로 병원체 확인 기관에 위탁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편, 이 시장은 이날 시위를 마친 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과의 면담과 입장문 전달을 시도했으나, 질병청 직원과 경찰 등의 제지를 받고 발길을 돌렸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사진 여주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