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서울 노량진 고시촌 골목. 신소영 기자
국가공무원 7급 공채 시험 경쟁률이 최근 10년간 추세적으로 하락하던 끝에 올해에는 43년 만에 최저치를 보였다. 퇴직 뒤 연금을 줄이는 공무원연금 개혁에 따라 공직에 대한 선호가 줄어든데다 상대적으로 정보기술(IT) 쪽 스타트업에 청년들의 관심이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 청년 인구 감소도 경쟁률 하락의 원인으로 꼽힌다.
인사혁신처가 8일 공개한 ‘2022년도 국가공무원 공채 시험 경쟁률’을 보면, 785명을 뽑는 7급 공채 시험에 모두 3만3527명이 지원해 경쟁률은 평균 42.7 대 1이었다. 이는 1979년(23.5 대 1) 이후 가장 낮은 경쟁률이다. 7급 공채 경쟁률은 2011년에 122.7의 경쟁률을 보인 이후 추세적으로 하락해왔다. 9급 공채 시험 경쟁률도 비슷한 흐름이다. 올해 경쟁률은 29.2 대 1로 1992년(19.3 대 1) 이후 30년 만에 가장 낮았다. 2016년(53.8 대 1) 이후 하향 곡선이 뚜렷하다.
공무원 시험 경쟁률의 추세적인 하락을 놓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일단 공직에 대한 청년들의 선호에 변화가 있다는 분석이 있다. 통계청이 매년 진행하는 ‘사회 조사’ 자료를 보면, ‘청년이 선호하는 직장’으로 2009~2019년 줄곧 1위였던 ‘국가기관’은 지난해 처음으로 ‘대기업’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지난해 조사에서 국가기관은 공기업에도 밀려 3위로 주저앉았다.
이런 선호 변화는 2016년 ‘더 내고 덜 받는’ 형태로 공무원연금 개혁이 이뤄진데다 최근 2~3년 동안 정보기술(IT) 분야 대기업의 임금 수준이 급등하고 창업 열풍이 거세게 부는 등 고용 시장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1980년대 중반 이후 본격화된 출생률 하락에 따라 청년(20·30) 인구 자체가 줄어든 것도 공직 경쟁률 하락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어 청년들 사이의 ‘공직 열풍’이 식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청년 실업률이 다시 상승하는 등 취업난이 심각해지면 공직의 고용 안정 매력이 부각되면서 경쟁률이 다시 뛸 여지도 있다. 온준환 인사혁신처 공개채용 1과장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공무원 공채 경쟁률이 낮아지는 추세는 확실하다”며 “그 배경엔 공무원연금 혜택이 줄고 공직 선호도가 낮아진 점과 인구 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선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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