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수도권

“옷에 X 싼다!”…삼성바이오로직스 현장, 화장실 ‘없어서 못 가요’

등록 2022-06-16 16:39수정 2022-06-16 19:04

전국플랜트건설노조 경인지부 조사
화장실 정부 가이드라인 기준 절반 이하
휴게실은 전체 인원 13.2%만 사용 가능
노조 “서두른 공사가 원인”…삼성 “개선 방안 찾겠다”
16일 오전 10시30분 전국플랜트건설노조 경인지부가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앞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노동 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승욱 기자
16일 오전 10시30분 전국플랜트건설노조 경인지부가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앞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노동 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승욱 기자

“(화장실이 부족해서) 옷에 X 싼다!”

민주노총 전국플랜트건설노조 경인지부가 16일 발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인권 경영 평가’ 결과를 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의 변기 수는 남성 화장실은 모두 97개, 여성 화장실에는 25개가 있다. 이는 고용노동부의 ‘사업장 세면·목욕시설 및 화장실 설치·운영 가이드라인이 제시하는 남녀 변기 수의 32.3%, 46.9%에 그친다고 노조 쪽은 밝혔다. 노조 쪽이 지난 9일 하루 동안 현장노동자 53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화장실 부족’을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는 노동자가 다수였다.

4공장 시공을 맡은 삼성엔지니어링이 화장실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송도 11공구에 있는 주차장과 공사장 3층과 4층에 각각 화장실을 추가로 마련했지만, 여전히 고용노동부의 가이드라인 권고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고 노조 쪽은 주장했다. 건설현장에서 300m 이내에 화장실을 설치하고 모든 면에서 밖에서 보이지 않는 구조로 설치하라는 규정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하해성 플랜트노조 경인지부 정책국장은 “여성 노동자들은 화장실을 못 가니까 방광염에 걸리기도 한다. 한 분이 방광염에 걸렸다고 해서 물어보니, ‘여기 노동자는 다들 방광염 걸려요’라고 답했다”며 “남성 노동자도 간이 화장실이 천장이 뚫려있는데 그 옆에 고소작업대가 있다. 그러다 보니 신체 부위가 노출될 것을 우려해 간이 화장실 사용을 꺼린다”고 말했다.

휴게실 좌석 수도 전체 인원의 13.2%인 700개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탓에 현장 노동자들은 환기구 옆이나 공사장 도로에 앉아 쉬기도 한다고 한다.

설문에 참여한 현장노동자들은 화장실과 휴게시설이 부족한 이유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급하게 4공장 건설에 나섰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화장실과 휴게시설 설치 공간을 확보한 뒤 공사에 나서야 했지만 ‘내년 3분기 공장 가동’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무리하게 착공했다는 것이다. 노조 쪽은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 쪽에 5차례 면담을 요청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하 국장은 “1, 2, 3공장 공사할 때는 4공장 부지에 화장실과 휴게시설 등이 충분히 설치돼 이런 문제가 없었다. 4공장을 건설할 때도 이런 시설을 위한 부지가 마련됐어야 하는데 공사만 서두르다 보니 전국에서 가장 열악한 건설현장이 됐다”고 밝혔다.

삼성엔지니어링 쪽은 <한겨레>에 “공간이 부족해서 편의시설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었다. 노조가 제시한 장소도 안전 문제가 있었다”며 “편의시설이 부족한 것은 맞다. 공간이 나오면 편의시설을 확충하는 등 개선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16일 오전 10시30분 전국플랜트건설노조 경인지부가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앞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노동 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승욱 기자
16일 오전 10시30분 전국플랜트건설노조 경인지부가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앞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4공장 노동 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승욱 기자

이승욱 기자 seugwookl@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