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9월 북한군이 피살한 해수부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어업지도원 이아무개씨 유족 쪽 법률대리인 김기윤 변호사(왼쪽부터), 형 이래진 씨, 배우자가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 변호사회관에서 전날 대통령실과 해양경찰이 발표한 이른바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관련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해 피격 공무원’의 유족이 도박 빚 때문에 월북했다고 발표한 해양경찰청 인사를 명예훼손 혐의로 다시 고소하기로 하면서 앞서 인천경찰청이 해당 인사들을 불송치한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 쪽은 17일 <한겨레>에 “당시 수사는 자진 월북의 사실 여부가 아니었다”며 “이씨의 월북 이유로 꼽힌 도박으로 인한 빚과 공황장애 등이 허위 사실이었는지에 초점을 맞췄다”고 했다. 이어 “빚과 공황장애 등을 수사한 결과 허위 사실이 아니어서 불송치 및 각하 결정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불송치 및 각하 결정이 ‘월북’이 사실이었기 때문은 아니었다는 얘기다.
윤성현 남해해양경찰청장은 2020년 10월 이씨가 북한군 총격에 숨진 사건의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실종자가 숨지기 전 도박을 했고 채무도 있었다”며 구체적인 도박 기간과 횟수, 채무 금액을 공개했다. 해경은 ㄱ씨가 정신적 공황 상태에서 월북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이씨 유족은 윤 청장과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이 이씨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사자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경찰은 해경의 발표 내용이 허위 사실이 아니고 고의성이 없다며 윤 청장의 혐의가 없다고 보고 이달 초 불송치 결정했다. 김 전 청장 사건은 범죄 성립이 안 된다고 보고 별도 조사 없이 각하 결정했다. 경찰의 불송치 결정 뒤 인천해양경찰서는 16일 ‘이씨의 월북 의도를 인정할 만한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자진 월북으로 단정 지을 수 없다는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국방부도 앞서 자진 월북이 추정된다고 언급한 것에 유감을 표했다.
인천해경서의 수사결과 발표 직후 이씨의 형인 이래진씨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월북 판단을 한 과거 해경 인사들을 상대로) 민사소송과 함께 형사 고발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유족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월북 결론은 명백한 조작”이라고도 주장했다. 유족의 법률대리인인 김기윤 변호사는 “문 전 대통령이 피살 공무원 사건 보고를 받은 뒤 3시간이 지나 사망하였는바 그 시간 동안 문 전 대통령이 대응하지 않았으면 직무유기죄로, (사태를) 방치하도록 지시했으면 직권남용죄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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