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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목 고정끈도 염화칼슘 피해도…“우리동네 나무 우리가 지켜요”

등록 2022-07-25 14:30수정 2022-07-26 15:41

나무 모니터링에 나선 시민들
22일 솔찬공원 건너편 공터에서 발견한 나무. 나무에 지주목이 늦게 제거되면서 생긴 흔적이 발견된다. 이런 나무는 맵 플랫폼인 ‘매플러’ 속 ‘우리동네 가로수지도’ 모임에 기록된다. 이승욱기자
22일 솔찬공원 건너편 공터에서 발견한 나무. 나무에 지주목이 늦게 제거되면서 생긴 흔적이 발견된다. 이런 나무는 맵 플랫폼인 ‘매플러’ 속 ‘우리동네 가로수지도’ 모임에 기록된다. 이승욱기자

“나무에 끈이 꽉 묶여있어서 이걸 풀어야 해요. 이런 것은 풀어주고 (나무의 건강상태 등을) 기록으로 남깁니다”

22일 오후 2시 인천 송도국제도시 솔찬공원 건너편 공터. 가톨릭환경연대 소속 활동가 3명이 약 5개 끈이 묶여있는 나무의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김혜련 가톨릭환경연대 운영위원은 “이런 끈을 풀지 않으면 나무가 일자로 자라지 못하고 울퉁불퉁하게 자란다”고 말했다. 끈을 푸니 끈 자국이 선명하게 나타났다. 압박된 부위의 성장이 억제되면서 개울처럼 움푹 파인 것이다. 김 운영위원은 “끈이 세게 묶여있지 않아서 괜찮을 줄 알았는데 약간 늦었다”고 안타까워했다.

인천의 나무 모니터링을 위해 시민들이 나섰다. 인천지역 환경단체인 가톨릭환경연대는 이날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솔찬공원과 건너편 공터에서 639그루에 이르는 나무 모니터링을 진행했다. 모니터링은 이상 있는 나무의 사진을 찍고 맵 플랫폼인 ‘매플러’ 속 ‘우리동네 가로수지도’ 모임에 나무의 위치와 높이, 가슴높이 직경, 나무 상태, 건강 상태, 잎 상태 등을 기록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이날은 지주목을 고정하는 끈을 제대로 제거하지 않아 상처가 난 나무를 살피는 데 힘을 쏟았다. 지주목은 초기 나무의 성장을 돕기 위해 나무 주위에 설치된 각목을 말한다. 2∼3년 뒤 제거해야 하는 지주목과 끈을 그대로 둬 나무가 상처를 입은 것이다. 상처가 심한 나무에선 진액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이날 가톨릭환경연대가 확인한 상처입은 나무는 모두 52그루다. 김보경 가톨릭환경연대 사무국장은 “처음에는 이렇게 많은 나무에 상처가 있는 줄 몰랐다”며 “이들 나무는 시민의 편의를 위해 심어지는데 나중에 무분별한 가지치기, 뿌리 제거 등이 이뤄진다. 오직 사람의 편의를 위해 고통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천에는 약 22만그루의 가로수가 있다. 인천시는 가로수 위치와 품종, 규모만 관리할 뿐 이들 나무에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는 조사하지 않는다. 가로수가 있는 도로와 인접한 공원이나 공터에 심어놓은 나무와의 식생·생육 등을 살필 수 있는 통합 정보 구축도 이뤄지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가톨릭환경연대는 이번 모니터링을 시작으로 오는 10월까지 인천 주요 도로를 정해 인근 나무의 모니터링을 할 계획이다. 제때 제거되지 못한 지주목 때문에 상처가 난 나무 뿐 아니라 가지치기와 제설 작업에 쓰인 염화칼슘으로 인한 피해도 함께 살필 예정이다.

정혜라 가톨릭환경연대 조직팀장은 “인천에는 나무에 대한 모니터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서 이번 조사가 사실상 인천 가로수와 공터에 있는 나무 현황을 알아보는 첫 조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무를 압박하던 끈. 이승욱기자
나무를 압박하던 끈. 이승욱기자
맵 플랫폼인 ‘매플러’ 속 ‘우리동네 가로수지도’ 모임에 기록 중인 나무 모습. 나무 위치와 종류 등을 기록한다. 이 나무는 지주목을 고정하던 끈을 늦게 제거하면서 흔적이 남았다. 이승욱기자
맵 플랫폼인 ‘매플러’ 속 ‘우리동네 가로수지도’ 모임에 기록 중인 나무 모습. 나무 위치와 종류 등을 기록한다. 이 나무는 지주목을 고정하던 끈을 늦게 제거하면서 흔적이 남았다. 이승욱기자
이승욱 기자 seugwook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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