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서구평화복지연대 등으로 구성된 ‘인천 서구 수돗물 문제 해결을 위한 주민비상대책위원회(준)’는 4일 인천시청 앞에서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어 “서구 50만 주민이 적수로 인해 일상생활이 불가능하다”며 시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인천서구평화복지연대 제공
인천 서구 일대에서 엿새째 붉은 수돗물(적수)이 공급되면서 일선 66개 학교가 자체 급식을 중단하는 등 비상이 걸렸다. 인천시가 생수 공급 등 수돗물 안전 공급 대책을 내놨지만, 주민 불만은 커지고 있다.
인천시교육청은 4일 적수 피해 지역에 포함된다고 판단한 서구 검단·검암·청라와 영종도 일대 초·중·고교 62곳에 자체 조리한 급식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또 단설 유치원 4곳에도 같은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중단 기간은 이날부터 7일까지로, 급식 중단 학교는 대체급식 제공이나 단축수업, 개인 도시락 등을 지참하게 된다.
교내에서 붉은 수돗물이 나온 것으로 확인된 학교는 이날 오전 10시 현재 서구 일대 초·중·고등학교 15곳 정도지만, 안전을 우려해 이같이 조처했다. 서구지역 나머지 학교 38곳은 적수 피해 지역과는 거리가 떨어져 있어 학교장이 학부모 의견을 수렴해 급식 제공 여부를 결정하도록 했다.
앞서 지난달 30일 오후 1시30분부터 “인천시 서구 검암·백석·당하동 지역에 수돗물 대신 붉은 물이 나온다”는 신고가 잇따라 접수됐다. 이번 적수 사태는 풍납취수장과 성산가업장 전기설비 법정검사를 할 때 단수 없이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해 수돗물 공급 체계를 전환하는 과정에서 수압이 갑자기 상승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인천 서구 적수 발생 사태는 풍납취수장과 성산가업장 전기설비 법정검사를 할 때 단수 없이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해 수돗물 공급 체계를 전환하는 과정에서 수압이 갑자기 상승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은 수계전환도. 인천시 제공
이처럼 적수가 엿새째 이어지자 서구 주민들과 시민단체들이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인천서구평화복지연대 등으로 구성된 ‘인천 서구 수돗물 문제 해결을 위한 주민비상대책위원회(준)’는 이날 시청 앞에서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어 “서구 50만 주민이 적수로 인해 일상생활이 불가능하다”며 시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들은 “수돗물의 안전성을 믿기 어렵다”며 불신을 드러냈다.
이와 관련해 박준하 인천시 행정부시장도 같은 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적수 발생으로 고통받는 서구 주민들에게 거듭 사과하며 후속대책을 내놨다. 시는 적수가 발생한 지난달 30일부터 사고수습대책본부를 꾸려 수습에 들어갔다. 260곳에서 수질검사를 통해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주민들에게 먹는 수돗물 ‘미추홀참물’ 28만3천병도 공급했다. 또한, 공동주택 물탱크 청소와 정수기 필터 교체 등도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전문가, 시민 등 15명이 참여하는 민관합동조사단을 꾸려 수질검사와 현장 조사를 할 방침이다. 박 부시장은 “다시는 이런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응 매뉴얼과 단수 또는 물 공급 체계전환에 따른 사전 시민안내 등의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