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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부터 노인까지…‘뉴트로 명소’ 돈의문박물관마을

등록 2019-06-07 05:00수정 2019-06-07 10:01

한국 근대 100년 담은 기억 박물관
20~30대 복고 열풍 속에 주목받아
돈의문박물관마을을 찾은 시민들.
돈의문박물관마을을 찾은 시민들.
20세기 초 대한제국에 살던 프랑스인의 주택,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의 집’, 1950년대 이탈리안 레스토랑, 1960∼1970년대 영화관, 1980년대의 이발소 등 종로 새문안마을, 서울을 넘어 우리나라 근대 100년의 역사를 직접 가까이서 체험할 수 있는 공간 ‘돈의문박물관마을’이 ‘뉴트로’ 열풍 속에 주목받고 있다.

강제철거, 소유권 분쟁, ‘유령마을’ 오명 등 아픔을 겪은 돈의문마을이 지난 4월 근·현대 문화요소로 가득 찬 근현대 기억의 박물관으로 다시 태어났다. 100년에 달하는 근·현대의 기억을 한 곳에 병렬적으로 담다보니, 콘셉트가 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돈의문박물관마을 예술감독을 맡은 목은정 서울예술전문학교 석좌교수는 지난달 24일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이러한 지적에 “오히려 다양한 연령대의 방문객을 소화할 수 있는 콘텐츠가 준비돼 있는 것”이라고 자신했다. 근현대를 ‘병렬적’으로 전시한 것이 다양한 방문객을 만족시키기 위한 것이란 설명이다.

24일 낮에 찾은 서울 종로구 신문로2가 27번지 일대 ‘돈의문박물관마을’은 햇볕이 뜨거웠지만, ‘도슨트’ 엠씨(MC) 민지의 인솔 아래 마을을 둘러보는 다양한 연령대의 방문객들로 붐비고 있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평일 하루 1천명, 주말에는 하루 3천명이 돈의문박물관마을을 찾는다. 어린이부터 80대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방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4일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는 목은정 돈의문박물관마을 예술감독.
지난달 24일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는 목은정 돈의문박물관마을 예술감독.
‘돈의문 구락부’는 20세기 초 외국인들이 바라본 조선과 대한제국을 그렸다. ‘새문안극장’ 안에는 1960∼70년대 추억이 담겨 있다. 당대를 대표하는 영화의 실물 영사기 필름은 물론, 한켠에는 ‘테트리스’, ‘스페이스 인베이더’ 등 전자오락을 직접 즐길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어린이들이 신기한 눈으로 게임을 즐기고 있었다. ‘서대문사진관’에서는 1970∼80년대의 웨딩사진과 대한제국 시대의 사진을 연출할 수 있는 소품들이 마련돼 있었다. 20∼30대 사이의 ‘뉴트로 열풍’에 힘입어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목 교수는 “어린이들은 조선시대, 일제강점기 전시를 보며 역사를 배우고, 1950∼80년대의 흔적을 보며 엄마, 아빠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체험해볼 수 있다. 20∼30대에게는 새로운 과거, 뉴트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곳, 중장년에게는 과거를 추억할 수 있는 공간”이라며 “돈의문박문관마을에 오셨던 분은 대부분 ‘다시 가고 싶은 곳’이라고 한다. 부모님이랑 한번, 친구랑 한 번, 자녀들과 한 번 와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돈의문박물관마을의 ‘새문안극장’.
돈의문박물관마을의 ‘새문안극장’.
돈의문박물관마을에는 예술 창작자들을 위한 공간도 있다. 돈의문박물관마을 ‘마을창작소’에 입주하고 있는 시각예술단체 ‘내내로’의 정선주 대표는 “임대료가 없고 지원도 많이 받을 수 있어 예술가들 사이 입주 경쟁이 치열했다”며 “작업 공간으로서도 좋을 뿐만 아니라, 시민들이 직접 찾아와 작품을 보고 목공예, 도예 등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시민은 물론, 예술가들에게도 이상적인 공간”이라고 말했다. 마을 체험교육관 ‘한지공예’를 운영 중인 차우수 한지산업기술발전진흥회 회장은 “한지 공예를 전시할 공간을 확보하기 어려운데, 장인들에게는 너무 좋은 전시공간”이라며 “또 한지 공예 장인들에게도 작업과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하나의 ‘커뮤니티’가 돼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돈의문 뉴타운 사업으로 인해 철거된 철거민들의 아픔을 그린 돈의문박물관마을의 벽화.
돈의문 뉴타운 사업으로 인해 철거된 철거민들의 아픔을 그린 돈의문박물관마을의 벽화.
돈의문박물관마을이 자리한 ‘새문안마을’은 2003년 돈의문1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뉴타운) 지역으로 지정되며 철거가 예정됐다, 서울시는 2015년 새문안마을의 역사성을 인정해, 마을의 원형을 보존하고자 개발 계획을 바꿨다. 그러나 이미 철거는 진행되고 있었다. 2016년에는 자신이 운영하던 일식집이 강제철거 되자, 인화물질을 몸에 뿌리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주민도 있었다. 이를 기억하고자 돈의문박물관마을에는 철거에 눈물 짓고 있는 주민의 벽화가 새겨졌다. 목 교수는 “돈의문박물관마을은 아픔이 있던 동네 위에 지어졌다. 기억을 남기기 위해 벽화를 그리기로 했다”며 “앞으로 원주민들에게 음악다방 등 새로 들어서는 수익 사업에 우선 참여 기회를 줄 예정이다. 철거민들, 떠난 주민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기존 거주자, 상가 운영자를 우선 대상으로 분식 및 옛날상회, 북카페 또는 복고형 카페, 옛날다방, LP바, 전통찻집 등 편익시설 운영자를 모집해 오는 7월 입점할 계획이다.

글·사진 채윤태 기자 cha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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