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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추모비 있던 자리, 못다 이룬 ‘소녀의 꿈’ 여문다

등록 2019-06-13 16:43수정 2019-06-13 16:48

효순미선 17주기 ‘평화공원’ 착공식
시민추모비 양주 사고현장에 세워
13일 오전 경기도 양주시 광적면 효촌리에서 열린 ‘효순미선평화공원’ 착공식에서 참가자들이 ‘불평등한 소파 개정’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13일 오전 경기도 양주시 광적면 효촌리에서 열린 ‘효순미선평화공원’ 착공식에서 참가자들이 ‘불평등한 소파 개정’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02년 주한미군 장갑차에 치여 희생된 신효순·심미선 양을 기리기 위한 ‘효순미선평화공원’ 착공식이 13일 오전 경기도 양주시 광적면 효촌리에서 열렸다.

효순미선평화공원조성위원회는 이날 두 소녀의 17주기 추모제를 맞아 사고현장에 세워졌던 미군 추모비를 공원 부지 구석으로 옮기고 그 자리에 2012년 시민 600여명의 성금으로 만든 추모비 ‘소녀의 꿈’을 세웠다. 높이 2.4m, 너비 1.8m 크기의 철제 조형물 한 쌍으로 만들어진 시민 추모비는 7년 만에 떠돌이 생활을 마치고 평화공원 한복판에 자리를 잡았다.

시민추모비를 만든 김운성 작가는 “미군이 면피(책임회피)용으로 급조해 만든 추모비를 대신해 국민의 아픈 마음이 모인 시민추모비를 세워 기쁘다. 하지만, 미국 등 당사자들이 여전히 같은 모습이고 해결된 게 하나도 없어 여전히 착잡한 심경”이라고 말했다.

시민단체 회원과 주민 등 100여명의 참석자는 커다란 오석과 포천석으로 만들어진 미군 추모비가 두 동강으로 해체될 때 “미국은 사죄하라”, “평등한 한미관계 이룩하자”는 구호를 외쳤다.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상임대표인 문규현 신부는 “평화공원 착공은 두 여중생의 억울한 죽음을 영원히 잊지 않고, 진상규명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정성호 국회의원은 추도사에서 “이런 불행한 사건·사고의 근본 원인은 한반도가 분단되고 민족이 나뉘어 있기 때문”이라며 “두 여중생의 죽음이 새로운 시대의 작은 불꽃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주한미군이 사고 현장에 세운 추모비가 효순미선평화공원 외곽으로 이동하기 위해 두 동강으로 해체됐다.
주한미군이 사고 현장에 세운 추모비가 효순미선평화공원 외곽으로 이동하기 위해 두 동강으로 해체됐다.
앞서 시민단체들은 평화공원 조성을 위해 시민 성금을 모아 2017년 9월 사고현장 366㎡을 사들이고, 미군 추모비 부지 115㎡을 증여받았다. 박석분 집행위원장은 “효순미선평화공원은 사고 현장에 버려진 운동화 한 짝 안에 못다 이룬 소녀들의 꿈을 담아 하늘나라에 이어지도록 형상화할 방침”이라며 “9월 말께 완공하려면 성금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금 계좌:국민은행 011201-04-185740 효순미선)

효순·미선양은 중학교 2학년이었던 2002년 6월13일 친구 생일잔치에 가다가 훈련을 마치고 복귀하던 주한미군 장갑차에 치여 숨졌다. 당시 미 군사법원은 장갑차를 운전한 미군 병사들에게 무죄 평결을 내렸고,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민의 공분을 불러와 전국적인 촛불집회로 이어졌다.

양주/글·사진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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