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한 오피스텔에서 30대 남성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이 범행 3시간여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29일 인천 연수경찰서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이날 아침 6시36분께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한 5층짜리 오피스텔 3층 복도에서 ㄱ(37)씨가 숨져 있는 것을 입주민이 발견해 112에 신고했다. 발견 당시 ㄱ씨는 민소매 티셔츠에 반바지를 착용한 상태로, 피를 흘린 채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ㄱ씨의 목 부위에선 흉기에 찔린 상처가 발견됐다.
경찰은 오피스텔 입구와 주변 폐회로텔레비전(CCTV) 영상을 확보해 용의자 ㄴ(22)씨를 추적했다. ㄴ씨는 사건 발생 이전 ㄱ씨와 함께 오피스텔로 들어간 뒤 홀로 빠져나오는 모습이 폐회로텔레비전에 포착됐다. ㄱ씨는 범행이 발생한 오피스텔에서 홀로 거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ㄴ씨는 그러나 범행 3시간여만인 이날 오전 9시15분께 경기도 고양시 삼송동 한 아파트 화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아파트 한 주민은 “아파트 17층 난관에서 한 남성이 뛰어내리려고 한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ㄴ씨가 ㄱ씨를 살해한 뒤 자택으로 도주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은 ㄱ씨와 ㄴ씨의 관계 등을 추가로 확인해 범행 동기 등을 파악할 계획이다. 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ㄱ씨의 주검 부검을 의뢰하는 등 정확한 사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직접적인 범행 장면이 담긴 영상이 없지만, 용의자로 특정할 만한 정황이 포착돼 ㄴ씨를 추적했다”며 “용의자가 실제로 범행을 저질렀는지, 범행 동기나 두 사람의 관계 등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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