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후 경기도 안성시 생활용품 제조공장에서 폭발로 추정되는 불이 나 화재 진압에 나섰던 소방관 1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치는 등 인명피해가 났다. 연합뉴스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경기도 안성시 한 생활용품 제조공장에서 불이 나 화재 진압에 나선 소방관 1명이 숨지고 또 다른 소방관이 부상을 당하는 등 모두 11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6일 오후 1시15분께 안성시 양성면의 종이상자 제조공장인 ㄱ업체에서 폭발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불이 났다. 소방당국은 “공장에서 폭발음이 들렸다”는 내용의 119 신고를 받고 곧바로 현장에 출동해 1시40분께 관할 소방서 인력 전체가 출동하는 경보령인 대응 1단계를 발령했다. 펌프차 등 장비 50여대와 소방관 130여명을 투입해 대응 1단계 발령 4분 만에 큰 불길을 잡았다.
6일 오후 안성시 양성면의 종이상자 제조공장에서 원인 모를 폭발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불이 나 소방대원들이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이 불로 안성소방서 소속 소방관 1명 사망하고, 1명이 다쳤다. 연합뉴스
그러나 화재 진압 과정에서 안성소방서 원곡119안전센터 소속 석원호(45) 소방장이 숨지고 같은 소방서 소속 이돈창(58) 소방위가 얼굴과 팔 등에 2도 화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순직한 석 소방장은 화재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폭발로 변을 당한 것으로 소방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또한 공장에서 조업 중이던 노동자 등 9명이 다친 것으로 전해졌으며, 차를 타고 지나가다 폭발 당시 나온 파편에 다친 이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목격자들은 “‘꽝’ 하는 폭발음과 함께 주위가 흔들리더니 여기저기로 파편이 날아들어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고 경찰과 소방당국에 전했다. 공장 주변 도로는 폭발에 의한 불로 튕겨 나온 것으로 보이는 각종 파편이 나뒹굴었고, 곳곳에 폭발 당시 튕겨 나온 건물 잔해가 즐비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사고 지점과 100여m 떨어진 곳에 주차된 차량이 폭발로 날아든 파편으로 파손되는 등 2차 피해도 잇따랐다.
불이 난 해당 공장은 종이상자를 만드는 곳으로, 화재는 공장 지하 창고 부근에서 시작된 것으로 소방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진화작업을 마치는 대로 정확한 피해 규모와 화재 원인을 조사할 계획이다.
폭염 속에서 화마에 싸우다 순직한 석 소방장은 2004년 소방사로 임용돼 송탄·화성·안성소방서에서 15년 동안 화재 진압 업무를 수행해온 베테랑 소방관이라고 소방당국은 전했다. 그는 화재 진압 능력을 인정받아 2008년 경기도지사 표창, 2011년 송탄소방서장 표창을 받았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사고 현장에서의 순직이 명확하기 때문에 순직 처리, 1계급 특진을 추진하고 유족과 장례 절차 등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