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정 모자와 마스크를 쓴 ‘한강 몸통 주검’ 사건의 피의자가 18일 경기도 고양시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모텔 손님을 살해한 뒤 주검을 훼손해 한강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장아무개(38·모텔종업원)의 신상이 공개됐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은 20일 오후 외부전문가 4명과 경찰 내부 위원 3명 등으로 구성된 신상정보공개 심의위원회를 열어 장씨의 실명과 얼굴, 나이 등 신상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그 얼굴은 사진을 별도로 배포하는 것이 아니라 언론 노출 때 마스크 착용 등의 조처를 하지 않음으로써 공개하기로 했다.
위원회는 “모텔에 찾아온 손님을 살해하고 주검을 심하게 훼손한 뒤 공개적인 장소인 한강에 유기하는 등 범죄 수법이 잔인하고 그 결과가 중대하다”며 “국민의 알권리 존중과 강력범죄 예방 차원에서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장씨는 지난 8일 오전 서울 구로구 자신이 일하는 모텔에서 투숙객(32)을 살해한 뒤 주검을 훼손하고, 지난 12일 여러 차례에 걸쳐 훼손한 주검을 한강에 유기한 혐의(살인 및 사체손괴, 사체유기)로 구속됐다.
장씨는 경찰 조사에서 “피해자가 반말하는 등 시비를 걸고, 숙박비 4만원을 주지 않아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자수한 장씨는 취재진 앞에서 피해자를 향해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다음 생애에 또 그러면 너 또 죽는다”며 막말을 하는 등 반성하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
현행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특강법)에 따르면, ‘범행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특정 강력범죄의 피의자가 그 죄를 범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을 때’ 얼굴을 공개할 수 있다. 국민의 알 권리 보장과 피의자의 재범 방지 및 범죄 예방 등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에 해당하며, 피의자가 청소년이면 안 된다.
박경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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