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숙 국립암센터 원장(오른쪽에서 두 번째) 등 국립암센터 임직원들이 10일 경기 고양시 국립암센터에서 파업 관련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2001년 개원 이후 18년 만에 처음 파업에 들어간 경기 고양시 국립암센터 노조가 파업 11일 만인 16일 파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노조는 17일 오전 6시부터 업무에 복귀할 예정이다.
국립암센터 노사는 이날 오전 임금 총액 1.8% 인상과 시간외근로 수당 지급, 전 직원 복지포인트 30만원 추가 지급, 온콜 근무자 교통비·시간외근로 수당 지급, 야간근로자 등 식비 쿠폰 인상 지급, 영상의학과·진단검사의학과의 야간 대체 근무뒤 반일 유급 휴식 부여 등에 합의했다.
애초 노조에서 요구한 총액 1.8% 임금 인상(시간외수당 제외)과 위험수당 지급 중 위험수당은 제외됐다.
앞서 암센터와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암센터 지부는 노동쟁의 조정이 만료된 지난 5일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5일 임금인상과 관련해 총액 1.8% 인상(시간외수당 제외), 일부 직종에 대한 위험수당 인상 등 6가지를 조정안으로 제시했다.
애초 임금 6% 인상을 요구한 노조는 조정안을 수용했으나 병원 쪽이 총액 1.8% 인상(시간외수당 제외)안과 위험수당 지급 2가지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해 교섭이 최종 결렬됐다. 병원 쪽은 시간외수당과 위험수당을 신설할 경우 전체 인건비가 3% 이상 증가한다며, 이는 총인건비 인상률을 1.8% 이내로 제한하는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예산편성지침 때문에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협상 결렬에 따라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국립암센터지부는 6일 오전 6시부터 파업에 들어갔다.
노사는 지난 11일 1차 교섭에 이어 14일 오후부터 16일 새벽까지 2차 교섭이 진행됐지만, 또 다시 결렬됐다.
한성일 국립암센터 병원노조 부지부장은 “파업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노사는 추석 연휴 기간인 14∼16일 새벽까지 집중 교섭을 진행했으나 사쪽이 노조 요구를 성실히 수용하지 않아 교섭이 결렬됐다”며 “교섭 타결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암환자에 대한 조속한 진료 정상화”라며 파업 중단 이유를 밝혔다.
암센터 파업으로 입원 환자 536명(전체 병상 560개) 중 첫날 400여명이 퇴원하거나 인근 병원으로 병실을 옮기는 등 큰 혼란을 겪었다. 15일 현재 입원 환자는 73명만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파업 기간 외래 환자도 700∼800명 수준으로 평소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고 항암 주사실, 방사선 치료실 등의 운영도 차질을 빚었다.
이은숙 국립암센터 원장은 “그동안 이중으로 고통받은 암환자분들과 국민께 면목이 없다. 환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국립암센터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하나씩 회복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박경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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