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옥선 할머니의 증언을 토대로 그린 김금숙 작가의 만화 <풀>이 프랑스 진보 성향 일간지 <휴머니티>가 선정하는 ‘제1회 휴머니티 만화상’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았다고 19일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밝혔다.
올해 제정된 휴머니티 만화상은 인간의 삶과 인권을 다룬 만화작품을 선정해 대상과 심사위원 특별상 등 2개 부문을 시상한다.
대상에는 프랑스 혁명을 다룬 만화 <혁명>이 선정됐다. <풀>은 이옥선 할머니의 증언을 바탕으로 비극적인 역사 속에서 인권 운동가로 살아온 한 여성을 그려낸 만화작품이다. 휴머니티 만화상 심사위원단은 이 작품에 대해 “16세의 나이에 일본군 성 노예로 팔려 가 60년이 지난 뒤 한국에 돌아갈 수 있었던 이옥선 할머니의 삶의 의지와 1940년대 한국 사회의 상황이 잘 표현된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김금숙 만화 작가. 사진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제공
김금숙 작가는 “이런 끔찍한 일이 반복되지 않길 바라며 비밀로 간직하고픈 마음속 이야기를 해주신 이옥선 할머니에게 감사드린다. 이 작품이 상을 받은 것은 개인의 영광을 넘어 세계인들에게 아픈 역사의 진실을 알리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풀>은 영어·프랑스어·이탈리아어·일본어·아랍어·포르투갈어 등 7개 언어로 번역 출간됐다. 김금숙 작가는 2012년 자전적 이야기의 만화 <아버지의 노래>로 정식 데뷔해 <비밀>, <풀> 등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뿐 아니라, 제주4·3사건을 다룬 <지슬>, 우리나라 원폭 피해자를 다룬 <할아버지와 보낸 하루>, 발달장애 뮤지션 이야기 <준이 오빠> 등 일상에서 소외된 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을 꾸준히 그려내고 있다.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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