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개통해 경기 김포시 양촌에서 한강새도시를 거쳐 김포공항까지 운행 중인 김포도시철도. 김포시 제공
지난 9월28일 개통된 김포도시철도(김포골드라인) 작업장에서 발암물질인 라돈이 기준치보다 12배가 많이 검출됐다. 라돈은 세계보건기구(WHO)가 1급 발암물질로 규정한 방사성 물질이다
김포도시철도는 30일 노동자들의 작업장인 ‘집수정’에서 7천여Bp/㎥(기준치 600Bp/㎥)의 라돈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집수정은 철도 지하 통로에서 나오는 지하수와 오염수를 모아 정화하는 시설로 환기장치가 없어 오염물질이 기준치보다 높게 검출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포도시철도는 집수정에 환기장치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한편 노동자가 집수정을 점검할 때 안전보호구를 착용하도록 조처할 방침이다.
김포도시철도는 그러나 노조 쪽의 주장과는 달리 역사와 대합실에서는 라돈이 평균 50Bp/㎥ 이하로 검출돼 다중이용시설 라돈 기준치인 148Bp/㎥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김포도시철도 관계자는 “집수정은 노동자가 매달 1차례 1시간 이내로 점검하는 것 말고는 작업할 일이 없지만, 라돈이 기준치보다 높게 나온 만큼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 시행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은 이날 성명을 내어 “김포도시철도 노동자들이 일하는 지하작업장을 전수조사하고 결과를 공개하라”고 서울교통공사 쪽에 촉구했다. 김포도시철도는 서울교통공사의 자회사인 김포골드라인운영㈜이 운영을 맡고 있다.
노조는 “첨단기술로 시공돼 기술과 안전, 편리성 등 모든 면에서 다른 도시철도보다 월등하고 모범적인 지하철이라고 자랑해 온 김포골드라인이 가장 후진적이고 원시적인 노동환경과 죽음의 시공간을 축적하며 달리고 있었다”며 “이번에도 돈벌이는 최첨단, 노동자 생명안전은 뒷전이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환기 시스템은 노동자 생명 안전과 직결되는 기본설비인데, 최첨단을 자랑한다는 김포도시철도는 이조차 제대로 갖추지 않았거나 가동하지 않았다”며 “고용노동부는 해당 지하작업장에 대한 일시적인 작업 중지 또는 작업시간 제한을 명령해 노동자들의 라돈 피폭 시간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차량 떨림 현상 등 결함이 발견돼 개통이 연기됐던 김포도시철도는 저임금과 인력부족 등 노동자에 대한 처우가 열악하다며 10여명이 개통 전에 퇴사하는 등 진통을 겪은 바 있다.
박경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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