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세종대로 1.5㎞, ‘보행자 중심’ 문화 거리로 변신

차로 줄이고 보행 공간 넓혀
숭례문 둘레 보행로 신설돼

‘보행 중심’ 문화 거리 조감도. 서울시 제공

서울시 중심 지역에 놓인 세종대로가 보행자 중심의 역사·문화 거리로 탈바꿈된다. 광화문 광장과 덕수궁, 숭례문, 서울로7017 등 세종대로의 명소들이 하나의 걷는 길로 연결된다.

서울시는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숭례문 교차로, 서울역 교차로 이어지는 1.5㎞를 서울의 대표적인 보행 거리로 만들기 위해 오는 5월부터 공사를 시작한다고 26일 밝혔다.

먼저 기존에 9~12차로로 구성된 세종대로 교차로와 서울역 교차로 구간은 차선을 줄여 7~9차로로 만든다. 차도가 줄어든 자리에는 1만3950㎡의 보행 공간이 생기는데 이는 서울광장(6449㎡)의 두 배가량 되는 공간이다.

새로 확보되는 보행 공간에는 이팝나무, 느티나무 등 19종의 나무들이 뿌리를 내릴 예정이다. 덕수궁 대한문 앞에는 소나무 숲이 조성되고 남대문 앞 광장에는 느티나무 숲이 만들어진다. 또 북창동 앞 보도에는 이팝나무 가로수 터널이 새로 만들어져 다양한 경관이 연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보행 공간과 함께 세종대로 전체 구간에는 자전거 전용도로도 조성된다.

이번 공사로 대한문 앞 보도는 6m 이상 넓어진다. 서울시는 인근 정동길 등과 이 공간을 연계해 다양한 역사문화 행사를 열고 ‘정동 근대역사길’ 등 보행 코스도 개발할 예정이다.

‘보행 중심’ 문화 거리 조감도. 서울시 제공

숭례문 주변으로도 500㎡ 규모의 보행 공간이 새롭게 생긴다. 그동안 숭례문 옆에 보도가 조성돼 있지 않아 가까이 다가가기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번 보행 공간 확보로 기존에 차도로만 둘러싸여 있었던 숭례문에 보다 많은 시민이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됐다.

서울시는 이번 세종대로 공간 재편이 끝날 경우 북창동과 남대문시장, 서울역이 연결되는 ‘삼각 상권 벨트’가 형성돼 남대문시장의 보행 접근도가 커지고 침체된 주변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이번 공사는 올해 말 완성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서울시는 이밖에 을지로와 충무로, 창경궁로 등의 도로 공간 재편사업 설계를 마무리해 올 하반기 착공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소공로와 장충단로 등에 대해서도 공간 재편을 위한 설계에 착수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오랜 시간 우리나라를 대표해온 세종대로를 대표적 보행 거리로 조성해 자동차 중심이었던 서울의 도심을 보행자 중심으로 혁신하겠다”고 강조했다.

송경화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