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성착취물 재유포 ‘피카츄방’ 유료회원 80여명 추적 중

구속된 운영자에 1인당 4만∼12만원 가입비
계좌에 남은 유료회원 80여명 소환할 방침

이른바 ‘n번방’, ‘박사방’ 등의 성착취 영상물을 재유포한 20대 남성이 구속 기소된 가운데 경찰이 그가 운영한 텔레그램 대화방 ‘피카츄방’의 유료회원 80여명을 추적하고 있다.

인천지방경찰청 디지털성범죄 특별수사단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ㄱ(20)씨가 과거 운영한 텔레그램 대화방 ‘피카츄방’의 유료회원 신원을 파악하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ㄱ씨는 지난해 12월11일부터 지난달 9일까지 텔레그램 대화방을 운영하며 ‘박사방’이나 ‘n번방’에 올라온 미성년자 성착취물 등을 재유포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잼까츄’라는 대화명을 쓴 ㄱ씨는 텔레그램에서 유료 대화방 1개와 무료 대화방 19개를 운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이 ㄱ씨의 계좌를 추적한 결과, 유료 대화방의 회원 수는 80여명가량으로 파악됐다. 나머지 무료 대화방 회원 수는 2만명이 넘은 것으로 확인됐다. 유료 대화방 회원들은 1인당 4만∼12만원의 회원 가입비를 ㄱ씨에게 내고 성착취물과 음란물을 내려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회원 가입비를 은행 계좌로 받은 ㄱ씨는 무직 상태에서 4개월 가까이 대화방 운영으로만 400여만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ㄱ씨가 짧은 음란 영상을 무료 대화방에서 공유하는 방식으로 유료 대화방 회원을 모집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유료 대화방에서 활동한 80여명의 신원이 파악되면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유료 대화방 회원들은 모두 소환 대상”이라며 “조사 뒤 혐의가 인정되면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 소지죄를 적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정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