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2018년 12월5일 구속기소된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에 대해 징역 11년을 구형했다. 한겨레 자료사진
이른바 ‘갑질 폭행’과 ‘엽기 만행’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에 대해 검찰이 징역 11년을 구형했다.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7일 수원지법 성남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이수열)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양 회장의 2013년 12월 확정판결(저작권법 위반 방조죄 등으로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 선고) 이전 혐의에 대해 징역 5년을, 이후 혐의는 징역 6년에 추징금 1950만원을 각각 구형했다. “경합범 중 판결을 받지 아니한 죄가 있을 때는 그 죄와 판결이 확정된 죄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고려하여 그 죄에 대해 형을 선고한다”는 형법 조항에 따른 것이다.
검찰은 “피고인은 직원들에게 절대적이고 대항하기 어려운 사람으로 군림하고 강압적으로 회사를 운영하며 통상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폭언과 강압적인 지시를 하며 전형적인 권력형 범죄를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이어 “타인의 고통에 민감하지 않고 자신의 고통에는 민감하며 직원들에게 배신당했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고 진지하게 반성하지 않아 중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양 회장은 “마음에 상처를 입거나 피해를 본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한다. 다만, 직원 사찰 부분 등은 사실과 다르게 왜곡됐다고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최후 진술했다. 그는 이어 “범죄에 연루된 직원과 기소된 직원들은 모두 제 잘못인 만큼 선처해달라. 현재의 제가 매우 부끄럽다”고도 했다.
양 회장은 특수강간, 상습폭행,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대마), 동물보호법 위반, 총포화약법 위반 등 혐의로 2018년 12월5일 구속기소 됐다. 이 가운데 동물보호법 위반은 직원들에게 칼로 살아있는 닭을 잔인하게 내리치게 하고 화살로 닭을 쏘아 맞히는 방법 등으로 동물을 학대한 혐의다.
또 양 회장은 ‘웹하드 카르텔’을 통해 성착취물 불법유통을 주도한 혐의와 자회사 매각 대금 등 회삿돈 167억여원을 빼돌린 혐의, 자신의 처와의 불륜관계를 의심해 대학교수를 감금·폭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밖에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몰래 들여다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회사 내 메신저에 설치한 뒤 직원들을 사찰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한편 양 회장은 2차례 추가 구속영장이 발부돼 1년 5개월째 수감 중이다. 재판부의 결정에 불복해 고법에 이어 대법원에 재항고했다가 기각당하기도 했다. 검찰은 “다른 사건 관계자들에 대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증거를 인멸할 가능성이 크고 도주의 우려도 있다. 양 회장이 고의로 재판 지연 전략을 쓰고 있다”며 석방에 반대한 바 있다. 선고 공판은 오는 28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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