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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청개구리 구하라” 파주 농경지 수로 ‘개구리사다리’ 등장

등록 2020-05-13 14:20수정 2020-05-13 14:27

파주환경연, ‘생태환경 악화’ 월롱 서식지에 13개 설치
경기도 파주시 월롱면의 한 농수로에 ‘개구리 사다리’를 설치하고 있는 파주환경운동연합 회원들.
경기도 파주시 월롱면의 한 농수로에 ‘개구리 사다리’를 설치하고 있는 파주환경운동연합 회원들.

“위기에 빠진 수원청개구리를 구하라.”

환경부지정 멸종위기종 1급인 수원청개구리와 2급 금개구리, 참개구리, 청개구리 등 다양한 양서류가 살고 있는 경기 파주시 월롱면 농경지의 시멘트 배수로에 ‘개구리 사다리’가 설치됐다.

파주환경운동연합은 지난 10일 문산수억고 환경동아리인 ‘해바라기’ 학생들과 함께 월롱 농경지의 시멘트 배수로에 150㎝ 길이의 ‘개구리 사다리’ 13개를 시범 설치했다고 13일 밝혔다.

개구리 사다리는 농촌지역의 시멘트 농수로와 배수로, 도심지역 공원의 시멘트 수로나 멘홀에 개구리들이 빠져 죽는 것을 방지하도록 수로 안에 설치한 사다리다. 개구리 등 양서류가 그곳에서 빠져나올 수 있도록 스테인리스와 나일론으로 만든 것이다. 사다리는 너비 15㎝, 길이 1m가량이다.

백령도에서 농수로에 갇힌 개구리 수백마리를 구조했던 조류전문가인 ‘새와 생명의 터’ 나일 무어스 박사가 지난 1월 영국에서 개구리 사다리를 개발해 제작, 설치해 온 영국파충류협회 트레버 로즈 국장을 초청해 인천 백령도와 경기 연천에 시범 설치한 바 있다. (<한겨레>1월23일치https://www.hani.co.kr/arti/area/capital/925535.html)

개구리 사다리가 놓인 월롱의 농경지는 수원청개구리와 금개구리 등 양서류와, 곤충·양서류들을 주요 먹이로 하는 환경부지정 멸종위기종 2급인 뜸부기 등 조류들이 다양하게 살고있는 곳이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주요 서식지인 논에 비닐하우스가 늘어나고, 시멘트 농수로로 바뀌는 등 서식환경 악화로 양서류가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개구리 사다리 설치에 참여한 파주환경운동연합과 문산수억고 환경동아리 ‘해바라기’의 회원들.
개구리 사다리 설치에 참여한 파주환경운동연합과 문산수억고 환경동아리 ‘해바라기’의 회원들.

전문가들은 양서류 급감의 가장 큰 원인으로 시멘트 수로를 꼽는다.

지난해 월롱과 교하송촌, 탄현 농경지의 수원청개구리와 금개구리 서식실태를 정밀 조사한 아시아태평양양서파충류연구소 김종범 박사는 “다른 양서류와 달리 수원청개구리는 논에서 1년 동안 살면서 논둑에 굴을 파고 겨울잠을 자고, 수로의 수초에 은신하거나 휴식을 취하는데 시멘트 수로는 수원청개구리의 서식조건을 악화시킨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김 박사팀의 조사 결과, 교하송촌과 탄현 농경지에서 수원청개구리가 다수 발견됐으나 월롱 농경지에서는 단 한 마리도 발견되지 않았다.

노현기 파주환경운동연합 정책국장은 “월롱면 농경지는 불과 몇 년 전만해도 수원청개구리의 건강한 서식지로 꼽혔으나 최근 생태환경 악화로 개체수가 급감하고 있다. 멸종위기 양서류에 대한 보호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파주환경운동연합은 이번에 설치한 곳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이미 설치된 다른 지역의 모니터링 결과도 반영해 개구리 사다리를 확대 설치할 계획이다.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사진 파주환경운동연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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