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대한항공이 소유한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를 공원으로 만드는 작업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올해 안에 공적 활용을 위한 문화공원으로 결정한 뒤 내년에 예산을 마련해 대한항공으로부터 매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28일 보도자료를 내고 “전날(5월27일) 도시·건축공동위원회를 개최해 송현동 대한항공 부지 공원 결정안 자문을 상정했고 위원회는 조속한 시일 안에 공원으로 결정하고 매입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찬성한다는 입장이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이 소유한 3만6642㎡ 규모의 이 땅은 조선시대 왕족의 집터였다가 일제 강점기엔 조선식산은행 사택이 들어섰으며 1945년 해방 뒤엔 미국 정부 소유로 넘어가 미국 대사관 직원 숙소가 들어서기도 했다. 2000년 삼성생명이 1400억원에 땅을 사들인 뒤 2008년 대한항공에 2900억원에 팔았다. 공시지가는 2019년1월 기준 3100억원이다.
대한항공은 이 곳에 호텔 등을 지으려 했으나 근처에 학교들이 자리잡은 영향으로 계획이 벽에 부딪혔다. 학교보건법은 학교 주변에 호텔 등을 지을 수 없게 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지난 2월 이 땅을 매각하겠다는 뜻을 공식화했다. 대한항공은 회사가 어려운 사정을 감안해 연내 최고가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반면 서울시는 예산 집행 과정 등을 따져 내년 하반기에나 매입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 협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대한항공은 언론에서 언급되는 땅 가치 5천억원을 거론하며 그보다 더 큰 금액으로 올해 안에 매각하겠다고 하는데 시 계획은 올해 안에 공원으로 결정해 내년 상반기 투자 심사를 마치고 하반기에 매입을 완료하는 것”이라며 “대한항공이 올해 민간에 땅을 우선 매각하더라도 시에서 다시 매입을 해서 공원으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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