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이 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연남동 평화의 우리집 앞에서 ‘평화의 우리집\' 소장 ㄱ(60)씨 부고에 대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쉼터인 ‘평화의 우리집' 소장 ㄱ(60)씨가 자신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기부금 사용 의혹 등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은 최근 서울 마포구 연남동 평화의 우리집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한 바 있다.
7일 경기 파주경찰서의 설명을 들어보면, 6일 오후 ㄱ씨의 지인이 “ㄱ씨와 연락이 안 된다”며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과 소방당국은 오후 10시35분께 ㄱ씨의 주거지인 파주의 한 아파트 4층 출입문을 열고 들어가 화장실에서 숨진 ㄱ씨를 발견했다.
경찰 관계자는 “외부 침입 흔적 등이 없고, ㄱ씨가 외출했다가 전날 오전 10시57분께 혼자 귀가하는 모습이 촬영된 아파트 폐회로텔레비전(CCTV) 등을 확보했다”며 “현재로서는 타살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숨진 ㄱ씨의 유서는 발견하지 못했고, 휴대전화 등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ㄱ씨의 언니를 불러 유족 조사를 했지만 사망 원인과 최근 동향 등 단서를 확보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ㄱ씨의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8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부검을 진행하고, 확보된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포렌식 분석에 나설 방침이다.
ㄱ씨는 최근 전 직장 동료에게 “검찰의 압수수색으로 힘들다”는 얘기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의연은 옛 정대협 당시 서대문구에 있던 기존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쉼터 상황이 열악해 새 공간을 물색하던 중 명성교회의 지원으로 마포구에 새 쉼터를 얻게 됐다. 당시 정대협은 명성교회로부터 쉼터 공간을 무상으로 임대받았다. 현재 평화의 우리집에는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가 요양보호사들의 도움을 받아 혼자 거주하고 있다. 지난해 1월 타계한 고 김복동 할머니도 생전 이곳에 살았다.
한편, 이날 오전 관할 서부지검은 입장문을 내어 “서울서부지검은 정의연 고발 등 사건과 관련하여 고인을 조사한 사실도 없었고 조사를 위한 출석요구를 한 사실도 없다”며 “진심으로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박경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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