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소 코로나 19 선별진료소에서 한 의료진이 방문자들의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의정부시 장암주공아파트 집단감염과 관련해 7명이 추가로 양성판정을 받아 누적 확진자가 21명으로 늘었다. 아파트 확진자가 5가구 9명이고, 아파트 주민이 방문한 헬스장 관련 감염자가 12명이다. 이 아파트에서 발생한 코로나19는 4차 감염으로 확산돼 양주, 파주, 성남 등으로 번져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의정부시는 3일 녹양동에 사는 60대 ㄱ씨와 50대 ㄴ씨, 의정부동에 사는 60대 ㄷ씨 등 3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2일 확진된 녹양동 60대 ㄹ씨의 접촉자로 모임에 동행하거나 택시를 함께 탄 것으로 확인됐다. ㄹ씨는 지난달 1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양주 60대 부부 중 남편인 ㅁ씨와 함께 운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ㅁ씨는 지난달 29일 확진된 장암주공 7단지 입주민인 30대 ㅂ씨가 방문했던 의정부 헬스장에서 감염된 것으로 보건당국은 추정했다. 보건당국은 장암주공7단지 관련 코로나19가 ㅂ→ㅁ→ㄹ→ㄷ·ㄴ·ㄱ씨로 전파된 것으로 판단했다.
의정부시는 이날 오전 ㄴ씨가 다녀간 녹양동주민센터를 폐쇄했다. ㄴ씨는 지난 1일 녹양동 주민자치위원회에 참석한 뒤 증상이 나타나 다음 날 진단 검사를 받았다. 녹양동주민센터 직원들은 진단검사를 받고 귀가했으며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자택에 머물도록 했다.
방역당국은 아파트 주민 가운데 신세계백화점 직원이 있고 3∼4차 확진자들이 사우나와 음식점, 주민자치센터 등을 방문해 확산을 우려하고 있다. 시는 이날 오후 재난 문자를 잇따라 보내, 지난달 18∼26일 ‘바다 붐 휘트니스'와 27일 ‘행복한세상 불가마사우나'를 방문한 시민은 보건소에 문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의정부 장암주공 7단지에서는 지난 2일 60대 여성과 20대 아들 등 2명이 코로나19로 확진됐다. 20대 아들은 신세계백화점 의정부점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당국은 백화점 접촉자와 동선 등을 파악 중이다. 다른 입주민인 60대 여성도 이날 양성 판정을 받았다.
앞서 지난달 24일 이 아파트에 사는 쿠팡 이천 덕평물류센터 직원과 고1 아들이 확진됐고, 같은 달 28일 20대 여성, 29일 60대 남성과 20∼30대 아들 2명 등 6일간 3가구 주민 6명이 잇따라 코로나19로 확진됐다. 의정부시는 장암주공 7단지 관련 확진자가 계속 늘어나자 지난 1일 119가구 244명을 전수 검사했으며, 방역 특별대책반을 가동해 대응에 나서고 있다.
감염 경로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들은 아파트 밖 동선이 겹치지 않는 데다 왕래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 승강기를 통해 전파된 것으로 추정하지만, 승강기 안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다.
한편, 의정부시는 지난 2일 이 아파트의 확진자 추가 발생 사실을 11시간 만에 공개해 시민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 재난 문자는 13시간이 지난 2일 오후 9시25분께 발송됐다. 시민들은 지역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해 “확진자 중 백화점 직원이 있었는데도 이를 뒤늦게 공개했다”며 의정부시의 안일한 보건행정을 성토했다.
박경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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