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경기도 교통국장이 15일 경기도청 북부청사에서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어, 내년까지 전체 광역버스의 81%를 노선 입찰제 기반의 ‘경기도 공공버스'로 전환해 운영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경기도 제공
경기도 광역버스가 올해부터 순차적으로 노선 입찰제 기반의 ‘공공버스’로 전환된다.
경기도는 15일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어 올해부터 일부 광역버스 노선에 적용하고 있는 ‘수입금 공동관리 준공영제'의 중지를 추진하고, 내년까지 전체 광역버스의 81%를 노선 입찰제 기반의 ‘경기도 공공버스'로 전환해 운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노선 입찰제는 버스 노선을 공공에서 소유하고 공정한 경쟁입찰을 통해 버스회사에 일정 기간 노선 운영권을 주는 방식이다.
도의 설명을 들어보면, 현재 경기도 광역버스는 전체 247개 노선에 2426대를 운행 중이다. 이 가운데 64.8%인 160개 노선 1696대는 민영제로, 나머지 87개 노선 730대는 준공영제로 운행하고 있다.
준공영제는 전체의 28.7%인 71개 노선 610대가 2018년 4월 도입된 수입금 공동관리제로, 전체의 6.5%인 16개 노선 120대가 지난 3월 도입된 노선 입찰제 공공버스로 운행 중이다.
노선 입찰제가 도입되면 영구면허 형태로 운영되는 기존 수입금 공동관리 방식의 준공영제와 달리 버스업체가 일정 기간 노선 운영권만 갖는 한정면허를 적용한다. 서울, 인천, 부산시 등이 시행하는 준공영제는 수입금 공동관리 방식으로, 노선 입찰제는 경기도가 올해 처음 도입한 것이다.
경기도는 민영제 광역버스 노선 중 코로나19로 승객이 감소하며 반납을 희망하는 노선을 대상으로 단계적으로 공공버스로 전환할 방침이다. 올해 말까지 공공버스 운행 노선을 전체의 55.1%인 140개 노선(1396대)으로 늘린 뒤, 내년 7월까지 추가 노선을 포함한 전체의 81.1%인 206개 노선 1957대로 확대할 방침이다. 내년 8월 이후에는 48개 노선 525대만 민영제 광역버스로 운행하게 된다.
이와 관련해 경기지역 광역버스 업체의 94%가 ‘보유 노선에 대한 재산권을 포기하고 공공버스 제도에 참여하겠다’고 밝혔으며, 올해 시·군과 협약을 통해 115개 노선 1210대를 공공버스로 전환하겠다고 합의했다고 도는 설명했다.
한편, 경기도 버스업체들은 코로나19 이후 승객과 매출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조사됐다.
승객 수는 지난해 월평균 1500만1천명에서 지난 3월 929만3천명으로 감소했다. 이후 4월 1001만5천명, 5월 1003만2천명으로 다소 회복하긴 했으나 지난해 평균의 3분의 2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에 따라 광역버스 전체 매출액도 지난해 월평균 295억원에서 지난 3월 205억원, 4월 222억원, 5월 245억원으로 줄었다.
경기도는 도입한 지 2년된 수입금 공동관리 형태의 준공영제의 공공버스 전환과 관련해 “1일 2교대제 확립, 운행 횟수 준수율 향상 등에 기여하기는 했으나 공적 통제에 한계가 있고 도덕적 해이나 안전 및 서비스 역행 등의 문제로 준공영제 본래의 취지가 흐려지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경기도가 제시한 자료를 보면, 수입금 공동관리 준공영제 기간 임원 3명이 8개 회사에 중복 등재해 모두 48억원의 연봉을 수령했으며, 중고차량을 신차 취득가격으로 신청하는 등 재정 운영의 투명성을 떨어뜨리는 사례가 적발됐다. 또 월평균 교통사고 건수는 2018년 5.17건에서 지난해 7.33건으로 증가하고, 월평균 행정처분 건수도 2018년 9.17건에서 11.5건으로 늘었다.
이에 경기도는 수입금 공동관리 준공영제에 대해 이달 중 도의회 보고와 수입금공동관리위원회 의결 등의 절차를 거쳐 해당 업체에 중지를 통보하고 관련 조례에 따라 1년간 유예기간을 거쳐 공공버스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박태환 경기도 교통국장은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승객 및 매출 감소로 광역버스 업체의 경영난이 계속돼 감차나 폐선 등 시민 불편이 야기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안정적인 교통 서비스 제공 차원에서 광역버스 운영 체계에 근본적인 변화를 줘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기존 수입금 공동관리 준공영제를 중단하고 공정한 경쟁과 투명한 재정지원으로 운행되는 경기도 공공버스를 대폭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
박경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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