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을 타기 전 마스크를 착용한 시민들의 모습. 한겨레 자료사진
“마스크는 무슨…. 쓰고 안쓰고 다 내 마음인데 당신이 왜 XX이야!”
ㄱ(66)씨는 지난 18일 오전 11시10분께 경기도 부천시 한 시내버스에서 운전기사가 탑승 전 마스크 착용 요구하자 기사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20여분 동안 행패를 부렸다. 이 때문에 승객20여명이 버스에서 모두 내리고, 경찰이 출동해야 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버스와 택시, 지하철 등 대중교통에서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며 난동을 부리는 이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최근 두달여간 대중교통 내에서 마스크 착용을 거부하며 폭력을 행사하거나 소란을 피운 승객 등 67명을 검거했다고 19일 밝혔다. 경찰은 이들 중 34명을 폭행 및 상해 혐의로, 27명은 업무방해 혐의로, 나머지 6명은 협박과 모욕 등 기타 혐의로 불구속입건됐다. 나이대별로는 60대 이상 22명으로 가장 많았고 △50대 16명 △40대 12명 △30대 12명 △20대 5명 순이었다. 발생장소는 버스 32건(47.7%), 택시 31건(46.3%), 전철 등 기타 4건(6.0%)이었다.
지난 7일 오전 6시20분께 경기도 광주에서는 ㄴ(59)씨가 “마스크를 써달라”고 말한 버스 운전기사의 허리를 잡아당기고 손으로 얼굴을 한차례 때려 폭행했고, 8일 밤 10시55분께는 마스크를 쓰고 택시를 탈 것을 요구하던 택시기사가 ㄷ(46)씨에게 얼굴을 주먹으로 맞고 머리까지 폭행당했다. 지난 17일 오후 5시10분께 경기도 성남시를 운행하던 지하철 안에서 ㄹ(50)씨가 마스크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하차를 요구하는 철도 직원을 밀치고 손톱으로 할퀴는 등 폭력을 행사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달 28일 밤 11시 50분께 김포 전철역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요구받은 ㅁ(46)씨가 승강장 안전문 안쪽으로 발을 디밀어 안전문이 닫히지 못해 4분가량 열차 운행을 방해하기도 했다.
홍석원 경기남부경찰팔 폭력계장은 “방역수칙을 위반하고 대중교통 운전자를 가해하는 행위는 국민 안전을 위협하는 중대범죄”라며 “폭력적 방역수칙 위반 행위가 발생하면 중대한 범죄로 보고 형사 강력팀이 전담 수사한 뒤 혐의가 중한 사안에 대해선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 쪽은 “이번에 검거된 방역방해 사범들 상당수는 술을 마시지 않은 멀쩡한 상태였다”고 전했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