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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끓여먹으려다 불낸 초등생 형제…이틀째 의식 없어

등록 2020-09-16 20:53수정 2020-09-17 02:49

코로나19에 등교 없이 집에서 끼니 챙기려다 불
지난 14일 오전 인천시 미추홀구 용현동 한 다세대주택에서 부모가 집을 비운 상황에서 형제끼리 음식을 조리하다가 불이 나 형과 동생이 크게 다쳤다. 연합뉴스
지난 14일 오전 인천시 미추홀구 용현동 한 다세대주택에서 부모가 집을 비운 상황에서 형제끼리 음식을 조리하다가 불이 나 형과 동생이 크게 다쳤다. 연합뉴스

홀어머니가 집을 비운 사이 라면을 끓여 먹으려다 불이 나 중화상을 입은 인천의 초등학생 형제가 사고 발생 이틀이 지나고도 의식을 찾지 못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16일 인천 미추홀소방서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지난 14일 오전 11시10분께 미추홀구 빌라에서 ㄱ(10)군과 동생 ㄴ(8)군이 라면을 끓여 먹으려다 불이 났다. 이들 형제의 119신고로 불은 10여분 만에 꺼졌지만, ㄱ군은 전신 40% 화상을 입어 위중한 상태다. ㄴ군은 5% 화상을 입었지만 장기 등을 다쳐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들 형제가 신고 당시 정확한 위치를 말하지 못한 채 “살려주세요”만 반복하다가 전화가 끊겨 구조가 늦어졌다. 소방당국은 휴대전화 위치 추적을 통해 장소를 찾아 이들을 구조했다.

이들 형제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학교가 비대면 수업을 진행한 날이어서 스스로 끼니를 해결하려다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형제가 다니던 초등학교는 돌봄교실을 운영 중이었지만, 이들은 돌봄을 따로 이용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가족은 인천도시공사가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에서 지냈고 어머니 홀로 두 자녀를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기초생활보장수급가정으로 경제적 형편이 넉넉하지 않아 매달 수급비, 자활 근로비, 주거 지원비 등 160만원가량을 지원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가족의 소식이 알려지자 미추홀구는 긴급 지원할 수 있는 최대 금액 300만원을 의료비로 지급하고, 형제가 입원한 병원 사회사업실이 나머지 치료비를 후원하기로 했다. 인천도시공사는 자택 거주가 어려운 점을 고려해 집을 수리하는 기간 또 다른 공공임대주택을 제공해준다는 방침이다. 260만원가량의 주택 보증금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지원한다.

박남춘 인천시장도 이날 인천 에스오에스(SOS) 긴급복지 의료비 지원 및 간병 지원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검토해 지원하라고 담당 부서에 지시했다. 박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아이들의 안위가 가장 중요한 만큼, 건강을 회복할 수 있는 모든 조처에 집중하라”고 당부했다. 인천시교육청은 돌봄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기 위해 모든 가정에 적극적으로 돌봄교실 이용을 안내하는 등 후속 조치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최근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지병을 앓아온 어머니로부터 이들 형제를 격리해달라는 내용의 보호명령을 청구했다가 법원에서 기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형제에 대한 지정 기탁 문의는 사단법인 학산나눔재단(032-230-1420)으로 하면 된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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