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남학생들을 협박해 성 착취 영상물을 찍게 한 뒤 이를 텔레그램 대화방을 통해 유포한 이른바 ‘중앙정보부방’ 운영 고교생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3부(재판장 고은설)는 18일 선고 공판에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음란물 제작·배포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고등학교 2학년생 ㄱ(17)군에게 장기 징역 5년∼단기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또 8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하고, 5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이나 장애인복지시설에 취업하지 못하도록 제한했다.
소년법상 만 19살 미만 미성년자에게는 장기와 단기로 나눠 형기의 상·하한을 둔 부정기형을 선고할 수 있다. 단기형을 채우면 교정 당국의 평가를 받고 장기형이 만료되기 전에 조기 출소할 수도 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나이 어린 피해자들의 약점을 잡은 뒤 가학적이고 변태적인 행위를 하는 영상을 스스로 촬영하게 해 텔레그램 대화방에 올리게 했다”며 “피해자들을 괴롭히고 직접 처벌한다며 재판을 진행해 자신이 정한 판결을 내리기도 했고 벌금을 부과한다며 돈을 빼앗기도 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아무리 나쁜 범죄자라고 하더라도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야 하며 개인적으로 범죄자를 처벌할 자격은 없다”면서 “피고인은 사회정의를 실현한다는 명목으로 어린 피해자들을 노예로 만들어 괴롭히는 유희를 즐겨 죄질이 나쁘다”고 덧붙였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8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ㄱ군에게 장기 징역 10년∼단기 징역 5년을 구형한 바 있다.
ㄱ군은 올해 3월15일∼27일 10대 남학생 등 피해자 5명을 협박해 동영상과 사진 등 성 착취물을 만들게 한 뒤 자신이 운영한 텔레그램 대화방인 ‘중앙정보부방’에 유포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게임 채팅창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지인 사진을 합성해 음란물을 만들어준다’고 광고하고서 제작을 의뢰한 피해자들을 협박해 성 착취물을 만들어 해당 대화방에 올리도록 했다.
ㄱ군은 피해자들이 지인 사진 합성 사진을 의뢰하며 밝힌 이름과 휴대전화 번호 등을 빌미로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신상을 공개하겠다”고 협박했다. ㄱ군은 중앙정보부방에 마치 자신이 ‘자경단’(자율경찰단)인 것처럼 “우리는 사이버 성범죄를 처벌한다”는 공지 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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