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최근까지 12번이나 장이 열리지 않은 모란민속5일장의 모습.
전국 최대 규모 5일장인 경기도 성남 모란민속5일장이 추석 대목을 앞두고 재개장 논란에 휩싸였다. 장터 소유주인 성남시는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우려해 ‘조건부 개장’을 제안했지만, 상인회는 “더는 못참겠다”며 전면 개장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성남시는 최근 음식부 점포에서 취식은 금지하고 포장만 가능한 조건을 달아 24일부터 장을 다시 열자고 상인회에 제안했다. 하지만 모란민속5일장 유점수 상인회장은 “먹고 마시고 구경하고 물건을 사는 5일장 여건상 음식부에서 포장판매만 하라는 것은 ‘장사하지 말라는 것’과 다름 없다”며 “오랜만에 장이 열리는 24일에는 음식부 점포의 영업을 하지 않겠지만, 다음 장날인 29일부터는 음식부도 장사를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다른 소상공인처럼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영세상인들은 이제 코로나에 죽으나 굶어 죽으나 마찬가지라는 생각까지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모란5일장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지난 2월 24·29일과 3월 4·19·24일, 8월 19·24·29일, 9월 4·9·14·19일 등 최근까지 12차례 휴장했다.
코로나19가 몰아치기 전인 지난 1월19일 오전 경기도 성남 모란민속5일장에서 시민들이 설날을 앞두고 제수를 준비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성남시 중원구 성남동 여수공공주택지구 안 주차장 1만7천㎡에서 열리는 모란5일장은 평일 장날엔 6만여명, 휴일엔 10만여명이 찾는 전국 최대 5일장이다. 점포 541곳 가운데 63곳이 음식부다.
성남시 관계자는 “상인들의 생계를 위해 조건부 개장을 제안했다. 상인들 피해가 만만치 않아 점포 사용료 60%를 감면해 주고 시민 성금으로 지원금을 주기도 했지만, 법적으로 무등록 점포여서 다른 지원은 현실적으로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성남시는 일단 24일 조건부 개장을 허용한 뒤, 29일 전면 개장 여부를 상인회 쪽과 협의할 예정이다.
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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