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집에 갇혀 있기만 했던 아이들이 뛰어놓고, 부부는 정겹게 다른 이웃들과 거리두기로 산책을 하다 신호에 맞춰 차 안으로 들어가 영화를 감상한다. ‘영화관이 없는’ 경기도 여주시의 ‘자동차영화관’ 이른바 드라이브 시어터가 인기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여주세종문화재단은 사상 유례없는 ‘거리두기 추석’과 한글날 등 연휴를 맞아 코로나19에 지친 시민들을 위해 ‘자동차영화관 시즌3’을 운영한다.
추석 연휴 기간인 10월2일부터 24일까지 여주 금은모래캠핑장 1주차장에서 시즌 3을 맞이하는 자동차영화관은 동네방네 영화관 ‘차에서 영화보자 시즌3’으로 기획돼 모두 8차례 문을 연다.
이번 자동차영화관은 매주 금, 토요일에 <마당을 나온 암탉>, <조선명탐정 3>, <안시성>, <신과 함께>등의 영화를 상영한다. 특히 한글날이 낀 10월9일과 10일은 한글의 소중함을 되새기고 기억하기 위해 한글 창제를 다룬 <‘나랏말싸미>와 일제강점기 국어사전 편찬을 다룬 <말모이>를 편성했다.
너비 20m의 초대형 스크린을 설치해 실내 영화관 못지않은 화질을 제공하는 여주 자동차영화관은 지난 5월2~4일까지 3일 동안 360여대의 차량에서 1440명의 시민들이 영화를 관람했다. 또 두 번째 기획인 ‘한여름 밤의 자동차영화관’ 행사가 열린 지난 7월31~8월22일 680여대의 차량이 몰려 2780여명이 영화를 보는 등 인기몰이를 이어가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인근 이천시는 물론 전북 김제, 충북문화재단, 광주광역시 김대중컨벤션센터 등 10여곳에서 벤치마킹을 하는 등 관심도가 높다.
재단 쪽은 회별 관람차량에 대한 예매를 받아 영화관을 운영하고 있지만, 예매를 못 한 시민들도 선착순으로 현장에서 관람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김진오 여주세종문화재단 이사장은 “코로나19로 지친 여주시민은 물론 인근 지역 주민들까지 영상 영화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기획”이라며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안전하고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자동차극장 영화 관람 신청은 여주세종문화재단 홈페이지(www.yjcf.or.kr)에서 하면 된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사진 여주세종문화재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