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인천의 한 화장품 제조공장에서 불이 나 소방당국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 사고로 12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인천소방본부 제공
12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인천 화장품 제조공장 화재와 관련해 사망자 3명 가운데 2명은 외부 수리업체 직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화학물질을 다루는 과정에서 화장품 제조공장의 과실이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인천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 19일 오후 발생한 남동공단 화장품공장 화재와 관련해 작업 과정에서 업무상 과실이 있었는지 확인할 계획이라고 20일 밝혔다.
경찰은 전날 화재 이후 화장품 제조공장 대표와 현장 직원 등 업체 관계자 3명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사망자 3명 중 2명은 ‘교반기'로 불리는 화학물질 배합 기계를 고치는 외부 수리업체 직원들로 확인됐다. 이들은 교반기가 고장 났다는 연락을 받고 화장품공장에 갔고, 이후 폭발과 함께 화재가 일어나 변을 당했다. 해당 공장의 한 직원은 전날 경찰에서 “(화장품) 신제품을 개발하던 중이었다”며 “각종 화학물질을 다루던 중 폭발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소방당국도 화학물질인 아염소산나트륨과 한천(우뭇가사리) 등을 가루 상태로 교반기를 이용해 섞는 중에 폭발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은 아염소산나트륨 등 화학물질이 어떤 과정에 의해 폭발했는지와 화학물질을 다루는 과정에서 공장 직원들이 관련 규정을 제대로 지켰는지도 확인할 방침이다. 또 소방당국과 경찰은 이날 오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전기안전공사 등과 함께 화재 현장에서 합동 감식을 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화재 원인은 계속 조사하고 있고 화장품 제조공장 관계자의 과실 유무도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날 오후 4시12분께 인천시 남동공단 내 한 화장품 제조공장 2층에서 불이 나 ㄱ(57)씨 등 20∼50대 남성 3명이 숨지고 소방관 4명 등 9명이 다쳤다. 사망자는 모두 화재 발생 1시간20여분 만에 공장 2층 창문 인근에서 발견됐으며 부상자 중 40대 여성 1명은 중상이다. 소방당국은 관할 소방서 인력 전체가 출동하는 경보령인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진화작업을 벌였고, 화재 발생 2시간35분 만에 완전히 불을 껐다.
박경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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