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이달 말 보행길로 재편하는 창덕궁 앞 4개 길. 서울시 제공
곳곳에 불법으로 댄 차들과 쌓아둔 물건들, 끊어지기까지 했던 창덕궁 앞 보행길들이 확 트인다.
서울시는 돈화문로(창덕궁∼종로3가역 800m), 서순라길(종묘 서쪽 담장 옆 800m), 삼일대로(낙원상가 밑 160m), 돈화문 10길(낙원상가∼종묘 140m) 등 4개 길 보행로 정비공사를 이달 말 완료한다고 23일 밝혔다. 돈화문로의 찻길은 10m에서 7m로 줄이고 보행길은 넓혀 최대 6.5m가 됐다. ‘창덕궁의 정문’인 돈화문에서 이름을 딴 지금의 돈화문로는 조선시대 임금이 행차할 때 백성들을 만났던 길이라고 한다.
종묘의 야간 순찰을 뜻하던 ’순라(巡邏)’를 어원으로 서쪽 순라 길이라는 뜻의 서순라길은 돌 포장 보행길로 바뀌었다. 기존에는 주정차된 차량 등으로 보행환경이 좋지 않아 보행자들이 거의 찾지 않았던 길이다. 낙원상가 아래 어두컴컴했던 삼일대로에는 조명이 설치됐고, 기존 노상주차공간을 없앤 자리에 녹음스튜디오 등을 갖춘 ‘서울생활문화센터’가 들어섰다. 또 돈화문로10길 보행로도 2.5m에서 5m로 넓어졌다.
이번 공사로 ‘창덕궁 앞 도성 한복판 주요 가로 개선공사’는 2018년 말 첫 삽을 뜬지 2년 만에 완료된다. 서울시는 “세계문화유산인 창덕궁, 종묘, 운현궁과 조선시대 일명 ‘왕의 길’이었던 돈화문로, 악기상점 메카인 낙원상가 등 역사‧문화적 자원들이 있는 곳임에도 낙후지역으로 인식됐다”며 “이번 창덕궁 일대에 이어, 이달 말 도로 공간 재편사업이 완료되는 퇴계로(2.6km)와 내년 초 세종대로 사람 숲길’까지 완성되면 서울 도심의 길들이 보행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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