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민간시설에 대한 첫 긴급동원 조치에 착수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김인규 경기대학교 총장이 수원 경기대 기숙사를 현장점검 하고 있다.
경기도가 14일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1만명대에 육박한 가운데 늘어나는 자가 격리 확진자의 신속한 이송과 치료를 위해 2000명 수용이 가능한 경기대 기숙사의 첫 긴급동원 조처에 나섰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14일 오전 수원 영통구에 있는 경기대 기숙사에서 김인규 경기대 총장과 함께 생활치료센터로 쓰일 기숙사를 점검했다. 경기대 기숙사는 2개동에 1058실 규모다. 최대 2016명까지 수용이 가능하다.
현재 이곳 경기대 기숙사에는 외국인 유학생과 학생 등 500~600여명이 생활하고 있다. 경기대 관계자는 “이번 학기가 이번 주에 끝남에 따라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이 방을 빼게 되면 곧바로 생활치료센터로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경기도는 1차로 1000여명 수용이 가능한 500실 규모의 1개동을 제10 생활치료센터로 개소한 뒤 기숙사에 입주한 학생의 이사를 고려해 오는 18일 이후 추가로 1000여명 수용이 가능한 1개 동을 추가 개소할 예정이다.
경기도는 또 이곳에 의료진 40명 등 모두 90여명을 배치해 기숙사에 수용된 확진자들의 치료에 나서기로 했다. 119구급차 60여대도 배치해 현재 자가 격리 중인 확진자를 경기대 기숙사로 신속하게 이송하기로 했다.
이날 0시 기준 자택 대기 경기도 확진자는 전날 285명보다 23명 증가해 모두 308명으로 집계됐다. 이들 중 고령이나 기저질환 등으로 병원 이송이 필요한 대기자는 200명을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대 긴급동원조치는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13일 “현재 코로나 확산세가 전시상황에 준하는 엄정대처가 필요하므로, 부득이 관련 법령에 따라 대학 기숙사를 병상과 생활치료시설로 긴급동원 조치하겠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이루어졌다.
현행 ‘감염병 관리법’은 광역 지방자치단체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감염병 관리시설이 아닌 민간 병원 등을 감염병 관리기관으로 지정해 임의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경기대 관계자는 “이날 학생처장이 코로나19 위급 상황을 맞아 기숙사를 생활치료센터로 사용하는 데 대해 총학생회 쪽과 만나 설명했다”고 전했다.
한편, 경기도의 이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이날 0시 기준으로 226명이 늘었으며 누적 확진자는 9964명으로 이날 중 누적 확진자 1만명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현재 경기도 내 코로나19 치료 병상 가동률은 91.4%(712개 중 651개 사용)로 전날 90.6%보다 높아졌다. 중증환자 병상은 49개 중 48개를 사용하고 있어 1개만 남았다. 정원 1388명인 생활치료센터 5곳의 가동률은 83.4%로 전날 76.6%에 견줘 10% 가까이 높아졌으며 남아 있는 치료센터 병상은 306개다.
경기도는 경기대 기숙사의 생활치료센터 긴급동원에 이어 부족한 병상 해소를 위해 중앙정부와는 별도로 자체 공공의료기관을 통해 163개 병상을 추가 확보할 예정이다. 수원의료원 24병상, 의정부의료원 56병상, 이천의료원 58병상, 성남시의료원 25병상 등이다.
또 경기도와는 별도로 보건복지부는 중증환자 치료 병상으로 오는 20일까지 70개 병상, 27일까지 130개 병상, 내년 1월2일까지 87개 병상 확보에 나서고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현재 확보 중인 생활치료센터와 병상 확보가 이뤄질 경우 당장의 병상 포화 상태는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사진 제공 경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