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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주민들 “유튜버들 집 앞에서 서로 싸우기까지 해”

등록 2020-12-14 18:54수정 2020-12-15 02:41

조두순 이웃 주민들, “일부 언론과 유튜버 등 인해 또 다른 고통” 호소
지난 12일 아동성범죄자 조두순의 거주지 주변에서 일부 유튜버와 시민들이 조두순을 비난하며 달려들어 이를 막는 경찰과 뒤엉켜 있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지난 12일 아동성범죄자 조두순의 거주지 주변에서 일부 유튜버와 시민들이 조두순을 비난하며 달려들어 이를 막는 경찰과 뒤엉켜 있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주민들은 ‘앞으로 어떻게 생활해야 하느냐’는 두려움과 걱정에 뜬눈으로 밤을 보내고 있습니다.”

지난 12일 출소한 아동성범죄자 조두순(68)에 대한 비난 여론 확산을 틈타, 무분별한 언론보도와 상업적 유튜버들 때문에 조두순 이웃 주민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 졸지에 ‘엉뚱한 피해자’가 된 조두순 거주지 인근 주민은 급기야 “일부 언론과 유튜버 등으로 인해 또 다른 고통을 받고 있다”며 경찰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14일 안산 단원경찰서의 말을 종합하면, 조두순 거주지역 주민자치위원장과 통장협의회장, 새마을지도자회장, 새마을부녀회장 등 주민자치단체 대표들은 이날 안산 단원경찰서장 앞으로 탄원서를 보냈다.

이들은 “(조두순의 거주를) 속수무책으로 지켜봐야 했던 주민들은 놀라움과 걱정에 가슴이 무너지는 심정이다. 그런데 언론사 기자는 물론 유튜버들로 인해 주민들의 불안감과 불편함이 가중되고 있다”고 탄원서에 썼다. 이어 “일부 유튜버는 조두순이 집 안으로 들어갔는데도 밤을 새워가며 고성을 지르고, 심지어는 이웃집 옥상에 올라가기도 하고, 서로 싸움까지 했다”고 했다. 주민 대표들은 “일정 지역을 유튜버 등 관계없는 외부인이 함부로 들어오지 못하는 구역으로 지정해 특별 관리해 달라”며 “이 과정에서 겪게 될 불편은 감수하겠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 13일 오전에는 10여명의 유튜버가 조두순의 거주지를 찾아 카메라를 들고 “아침밥이 넘어가느냐”는 등의 고성을 이어갔고, 주민들은 경찰에 생활 불편을 호소하며 100여건이 넘는 민원을 내기도 했다. 경찰에 접수된 민원은 대부분 “(외지인들 때문에)시끄러워 못 살겠다. 사람들이 소란을 피운다”는 등의 내용이다.

경찰은 출소 순간부터 시작해 조두순이 이동하는 동선마다 150명이 넘는 유튜버들이 몰려든 것으로 추산했다. 특히 조두순이 거주지로 들어가는 순간에는 30명이 넘는 유튜버가 골목길을 빼곡히 채우고 일제히 자극적인 개인방송을 진행하며 소란을 피우는 풍경도 연출됐다. 일부 유튜버는 “구독 많이 눌러주시면 조두순 집에 쳐들어가서 끌고 나오겠다”며 시청자들의 후원을 유도하기도 했다.

안산 단원경찰서는 조두순 집 앞 소란행위와 관련,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유튜버 3명을 포함해 모두 8명을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14일 밝혔다.

아동성범죄자 조두순이 출소하던 지난 12일 경찰이 조두순 거주지 인근에서 외부인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아동성범죄자 조두순이 출소하던 지난 12일 경찰이 조두순 거주지 인근에서 외부인들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경찰의 한 고위 관계자는 “조두순의 재범이나 추가 범행을 예방하기 위해 배치된 경찰력이, 일부 상업적 언론과 극성스런 유튜버 때문에 조두순을 보호해주고 있다는 인상마저 주고 있다. 주민들이 평온을 되찾을 수 있도록 자극적 보도와 행동을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른 경찰 관계자는 “조두순 출소와 관련해 사람들이 몰려들면 이웃 주민들이 피해를 고스란히 감수해야 하는 것은 물론 방역수칙 준수도 쉽지 않아 유튜버 등 외부인들의 주변 출입을 통제할 수밖에 없다”며 “법에 저촉되는 행위를 저지를 경우 예외 없이 처벌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산 거주지에서 아내와 함께 지낼 예정인 조두순은 2008년 12월 안산의 한 교회 앞에서 초등학생을 납치해 성폭행하고 중상을 입힌 혐의로 징역 12년형을 선고받아 복역하고 출소했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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