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 ‘5인 금지’ 제안에 서울·인천 “공동 대응”

수도권 ‘사적모임 금지’ 행정명령 어떻게 나왔나

21일 이재명 경기지사가 도청 브리핑룸에서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어 수도권 전 지역에서 23일 0시부터 5명 이상 사적 모임을 금지하는 내용의 행정명령 발동을 발표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23일 0시부터 수도권 전역에 내려지는 사적 모임 ‘5명 이상 집합금지’ 행정명령은 지금까지 나온 코로나19 억제책 가운데 가장 강력한 조처다.

이번 조처를 처음 제안한 것은 이재명 경기지사였다.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조기 격상을 주장해온 이 지사는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현재 상황에서 3단계 기준인 10명 이상 모임 금지만으로는 확산세를 저지하기 어렵다”며 “5명 이상 사적 모임을 금지하는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경기지역에서만 시행하면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판단한 이 지사는 지난 20일 같은 생활권에 있는 서울과 인천에도 참여 의사를 타진했다.

이에 코로나19 치료 병상이 턱없이 부족한 서울시는 지난 20일 시 주요 간부가 참여하는 회의를 열어 행정명령을 내리기로 결정하고 경기도와 함께 구체적인 범위와 세부적인 기준 마련에 들어갔다. 인천시는 마지막까지 망설였다. 인천은 서울과 경기보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비교적 적었기 때문이다. 인천시는 전날까지 정부의 의견을 들은 뒤 참여 의사를 결정하겠다며 다소 유보적인 태도를 취했다. 하지만 이날 오전 박남춘 인천시장 주재로 열린 인천시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수도권 공동 대응’에 무게가 실리면서 막판 동참 결정을 내렸다. 이들 지방정부는 5명 이상 집합금지 조처는 지방정부가 지닌 행정명령권을 실행한 것이라, 중앙정부의 3단계 거리두기 격상 조처와 상관없이 집행력을 지닌다고 했다.

중앙정부는 수도권 3개 광역 지방자치단체의 행정명령 발동에 공식 반응을 내지 않았다. 다만 수도권의 긴급한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방역지침이 달라 혼선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없지 않다. 총리실 관계자는 “연말연시를 맞아 ‘2.5+알파’ 단계를 준비하고 있었다. 곧 전국적 차원에서 강화된 거리두기 단계 조치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정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