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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미뤄진 송도세브란스병원 첫삽, 이번에도 시늉만?

등록 2021-02-24 09:48수정 2021-02-24 09:57

오늘 기공식, 실제 착공은 일러야 내년 말
인천지역사회 “수익용지 특혜만” 의심
송도세브란스병원 조감도. 인천시 제공
송도세브란스병원 조감도. 인천시 제공

인천 송도세브란스병원 건립 공사가 23일 첫 삽을 떴다. 지난 15년 동안 말만 무성했을 뿐 공사가 기약 없이 미뤄진 탓에 지역사회에서는 ‘이번에도 시늉에만 그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연세의료원은 이날 송도국제도시 연세대 국제캠퍼스 안 병원 터에서 송도세브란스병원 기공식을 열었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축사에서 “2026년까지 병원이 개원할 수 있도록 모든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송도세브란스병원은 지하 3층~지상 14층, 800병상 규모로 2026년 말 개원이 목표다.

이날 기공식은 열렸지만 실제 공사는 내년 말쯤에나 시작될 예정이다. 건축허가 등 행정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시 안팎에서 ‘실제 공사를 시작하지도 않으면서, 약속 불이행에 따른 비판 여론을 무마하려고 기공식만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연세대는 2006년 인천시와 ‘2010년 3월까지 1천병상 규모의 병원과 교육 연구시설을 짓는’ 협약을 맺었다. 하지만 연세대는 2010년 병원은 짓지 않고 국제캠퍼스만 건설했다.

인천시는 2018년 3월 또다시 연세대 쪽과 송도 11공구 2단계 토지공급 협약을 맺었다. 연세대가 약속을 어겼지만 세브란스병원 유치가 무산될 경우 비난 여론 등을 우려한 시는 ‘특혜’에 가까운 연세대 쪽 요구안을 대폭 수용했다. 세브란스병원 건립을 2단계 사업으로 변경해주고, 개원 시기도 2024년(1년 연장 가능)으로 늦춰준 게 대표적이다. 면적도 98만㎡에서 33만6000㎡로 3분의 1가량으로 대폭 줄여줬는데, 아파트·주상복합 등 건설이 가능한 수익용지가 59%(19만8000㎡)나 포함됐다. 병원, 교육용지는 대폭 줄여주면서 수익용지 비율은 늘린 셈이다. 땅값도 조성 원가(3.3㎡당 398만원)의 3분의 1인 3.3㎡당 123만원이라는 헐값으로 공급해줬다.

2018년 연세대 국제캠퍼스 2단계 사업 면적 및 토지공급가격 변경 흐름도. 인천시 제공
2018년 연세대 국제캠퍼스 2단계 사업 면적 및 토지공급가격 변경 흐름도. 인천시 제공

시는 지난해 12월 다시 연세대와 계약하면서 병원 개원 시기를 2026년으로 2년 더 늦춰줬다. 과도한 특혜를 주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자, ‘2026년까지 병원을 준공하지 않으면 연 20억원의 지연손해금을 연세대에 물리고, 2029년부터는 11공구를 환매할 수 있다’는 단서 조항이 추가됐다.

지역사회는 연세대 쪽이 특혜만 챙기고, 실제 병원 개원을 또다시 미루거나 공사를 중단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는다. 연세대는 2016년 용인 동백세브란스병원도 착공만 하고 공사를 장기 중단했던 ‘전력’이 있다. 연세대는 처인구 역북동에 있던 용인세브란스병원 일대를 아파트 용지로 개발하도록 시가 용도를 변경하고, 동백세브란스병원을 포함해 주변 20만8973㎡를 의료복합단지로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혜택을 얻어낸 뒤에야 공사를 재개했다.

신규철 인천평화복지연대 정책위원장은 “연세대 쪽은 선거 철마다 송도세브란스병원 개원을 앞세워 ‘수익용지 특혜’만 누리고, 이후 지연하기를 반복해왔다”며 “이번에도 수익용지만 개발하고, 병원 개원은 미뤄질지 모를 일”이라고 말했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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