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산한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 식당가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 명동거리·홍대입구·강남역 등 서울 주요 상권의 매출이 36.4% 급감했지만, 임대료는 0.6%만 낮아지는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서울시는 150개 주요 상권(1층 점포 7500여곳 대상)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0년 통상임대료 실태’를 발표했다. 통상임대료는 세 들어 장사하는 상인들이 매달 부담해야 하는 △월세 △공용관리비 △보증금 월세전환액을 합한 비용을 말한다.
서울시 주요 상권의 지난해 월 매출액. 서울시 제공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명동거리 매출액 62.8% 감소, 통상임대료 비중 79.2%
조사 결과 서울 주요 상권의 1㎡당 매출액은 26만8천원으로, 한해 전보다 36.4% 줄어들었다. 입출국 제한 탓에 외국인 관광객이 많았던 명동거리(-62.8%), 안국역(-59.5%), 인사동(-58.7%), 동대문시장(-57.1%) 등이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하지만 한 달 통상임대료는 1㎡당 5만4100원으로, 한해 전(5만4400원)보다 불과 300원(0.6%) 낮아지는 데 그쳤다.
서울시 주요 상권의 지난해 매출액 대비 임대료 비중. 서울시 제공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매출액에서 통상임대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에 달했다. 2015년 농림축산식품부가 외식업체 대상으로 조사한 ‘매출 대비 임대료 비중’이 8.2%에 불과했던 점과 비교해 보면 지난해 상인들의 임대료 압박이 매우 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지난해 명동거리 상권의 통상임대료 비중은 79.2%에 달했다. 1천만원어치를 팔면 임대료·관리비 등으로 792만원이 빠져나간다는 의미다. 인사동(58.2%), 안국역(41.4%) 등도 높게 나타났다.
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매출이 줄어 매출액 대비 임대료 비중은 한계상황에 이르렀다. 합리적인 임대료 조정이 필요하다”며 “명동거리, 인사동 등 몇몇 상권은 심각한 지경이라 집중적인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시 “공정임대료 산출해 임대료 협상 도울 것”
이에 시는 올 3월부터 ‘코로나19 상생 임대료’ 제도를 도입했다. 2019년 평균매출액과 비교해 최근 2개월 이상 매출이 30% 이상 감소한 상인들이 신청할 수 있다. 시에서 위촉한 감정평가사 등 전문가들이 임대료·권리금 등 주요 정보를 기반으로 ‘공정임대료’의 금액·적용 기간을 산출하고, 시가 이를 근거로 상인들(임차인)이 건물주(임대인)와 협상하도록 돕게 된다.
시 관계자는 “‘코로나19 상생 임대료’는 일시적으로 월세를 할인하는 것으로 단기간 매출 급락으로 어려움을 겪는 임차인뿐 아니라 한 번 내린 월세를 다시 올리기 어려워하는 임대인들에게도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실태조사를 보면 지난해 매출액이 가장 높은 상권은 강남구 가로수길로 나타났다. 1㎡당 한 달 매출액은 64만8천원이었다. 이어 관악구 샤로수길(58만6천원), 강동구 고덕역(51만원), 중구 마장로 주방거리(50만5천원) 순으로 나타났다. 월세가 가장 비싼 곳은 명동거리로 1㎡당 21만400원에 달했다. 이어 인사동(10만4천원), 강남역(9만7500원) 순이다.
서울시 주요 상권의 지난해 업종 분석. 서울시 제공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김양진 기자
ky0295@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