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1주기를 맞은 2015년 4월 경기도 성남시청 광장에 설치된 조형물 ‘여기 배 한 척’의 최근 모습. 성남시는 이를 설치했던 단체의 요청에 따라 세월호 참사 7주기 다음 날인 4월17일 이를 철거하기로 했다. 성남시 제공
경기도 성남시청 앞 광장에 설치됐던 세월호 상징 조형물 ‘여기 배 한 척’이 설치 6년 만인 이달 17일 철거된다. 작품을 설치한 단체가 안전 우려가 있다며 자체 철거를 요청해왔기 때문이다.
성남시는 13일 이 작품 설치단체인 ‘사단법인 열린여성’이 “철골 구조물인 세월호 조형물이 낡고 녹슬어 안전사고 우려가 있다”며 철거를 요청해 와 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조형물은 길이 20m, 폭 15m, 높이 9m 규모로, 뒤집힌 채 바다로 가라앉던 당시의 세월호 모양을 철골로 뼈대만 만들어 형상화했다. 외벽은 두지 않아 내부가 들여다보이는 형태다. 이 조형물은 세월호 참사 1년 뒤인 2015년 4월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 재직시절 설치됐다. 조형물은 그동안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고 시민 안전의식을 일깨우는 교육의 장으로 활용해 왔다. 시는 세월호 참사 7주기를 맞는 4월16일 다음날 해체 작업을 하기로 했다.
성남시는 “조형물은 철거되지만, 세월호 참사의 아픔과 상처, 교훈은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5년 6월 ‘여기 배 한 척’의 모습. 김기성 기자
한편, 지방정부에서는 드물게 설치된 이 조형물에는, 참사로 숨진 단원고 2학년8반 고 이승현군의 아버지 이호진씨가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2015년 2월23일부터 같은 해 6월13일까지 전남 진도 팽목항에서 서울 광화문까지 대장정을 하며 끌고 다닌 수레가 2015년 6월 전시되기도 했다.
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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