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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이모 부부 ‘10살 조카 물고문’ 50분간 계속됐다

등록 2021-04-29 14:25수정 2021-04-29 14:47

2차 공판 변호인 의견서 확인 과정서…일부 방청객 눈물, 흐느낌
열 살 조카를 학대해 숨지게 한 이모(왼쪽)와 이모부. 사진은 지난 2월10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경기도 용인동부경찰서에서 나오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열 살 조카를 학대해 숨지게 한 이모(왼쪽)와 이모부. 사진은 지난 2월10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경기도 용인동부경찰서에서 나오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동생이 맡긴 10살 조카를 폭행하고 물고문을 하는 등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모 부부가 피해 어린이에게 50분에 걸쳐 가혹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수원지법 형사15부(재판장 조휴옥) 심리로 29일 열린 이 사건 2차 공판에서 재판부는 변호인 의견서를 통해 이모 ㄱ(34·무속인)씨와 이모부 ㄴ(33·국악인)씨의 혐의 가운데 이른바 물고문 당시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ㄱ씨 부부는 지난 2월8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자신들의 아파트에서 조카 ㄷ(10) 양을 3시간에 걸쳐 폭행하고, 화장실로 끌고 가 손발을 빨랫줄로 묶어 움직이지 못하게 한 뒤 머리를 물이 담긴 욕조에 여러차례 강제로 넣었다가 빼는 등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ㄷ양 사망의 직접적 원인이 된 이런 물고문 행위가 50여분간 계속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변호인 쪽은 “50분간 (쉼없이) 계속된 것은 아니다”라는 취지로 변론하며 “(이모 부부가) ㄷ양의 건강 상태가 치명적인 상황에 처했다는 것을 인식할 수 없었다”고도 주장했다.

이날 재판부가 ㄱ씨 부부의 범죄사실이 담긴 변호인의 의견서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일부 방청객들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ㄱ씨 부부는 지난해 12월 말부터 지난 2월까지 ㄷ양이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고 귀신 들린 것처럼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린다는 이유로 폭행하고 가혹행위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들이 ㄷ양에게 끔찍하고 엽기적인 학대를 가하면서 이 과정을 여러차례 사진과 동영상으로 찍은 사실을 파악하고 관련 증거물을 확보했다.

이에 검찰은 “피고인들은 살인의 고의가 없다고 부인하고 있지만, 피해자의 사인, 사망 직전 상태, 물고문 수법 등을 보면 살인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주장했다. 다음 재판은 오는 6월8일 열린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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