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부천 오정동에 있는 옛 미군기지 ‘캠프마서’. 인천녹색연합 제공
미군 부대가 주둔했던 경기 부천 도시개발예정지역에 토양오염 정밀조사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인천녹색연합은 3일 보도자료를 내고 옛 미군 부대였던 ‘캠프머서’가 있던 부천시 오정동 148번지 일대 33만918㎡에 대한 토양오염 정밀조사를 요구했다. 이 땅은 1954년 7월부터 1992년 9월까지 미군 공병대 및 수송부대로 사용하다가 반환한 곳이다. 2013년 조사 결과, 토양과 지하수가 벤젠 등으로 오염된 것으로 드러나 2016년 정화 작업이 이뤄졌다.
이 단체는 “캠프머서 오염토양을 정화했으나, 해당 용지는 도시개발사업을 계획하고 있어 ‘1지역’ 기준으로 토양정밀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토양환경보전법을 보면 토지 용도에 따라 토양오염 적용 및 정화 기준치가 다르다”면서 “2016년 당시 국방·군사시설·공장·주차장 용지의 ‘3지역’ 기준으로 정화해 주거지·공원·학교 용지 등에 해당하는 1지역 기준에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 단체가 입수한 ‘2013년 캠프머서 2차 토양오염 정밀조사보고서’를 보면, 해당 지역에서는 벤젠이 3지역 기준치인 3mg/kg의 2배에 달하는 5.7mg/kg까지 나온 것으로 조사됐다. 석유계총탄화수소(TPH)는 3지역 기준치인 2천mg/kg의 5배에 달하는 1만9mg/kg까지 확인됐다. 오염 면적은 5663㎡, 부피는 9569㎥, 깊이는 9m로 파악됐다. 지하수의 경우, 일반세균은 수질기준 100CFU/mL의 220배에 달하는 2만2000CFU/mL까지 검출됐다.
이 단체는 “도시개발계획이 예정된 만큼, 화학물질매립여부를 다시 철저하게 조사하고 다이옥신 등 맹독성 물질에 대해서도 정밀조사를 진행해야 한다”며 “아울러 그 과정을 시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캠프머서와 가까운 인천 부평 옛 미군기지인 ‘캠프마켓’ 토양에서 다이옥신이 기준치 이상이 검출됐고, 지하수에서 구리, 납, 비소, 수은 등 중금속 오염도 확인됨에 따라 2019년부터 정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