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1년 초가집을 사들여 설립한 인천도시산업선교회 모습. 미문의일꾼교회 제공
인천지역 민주화 유산으로 평가받는 원도심 옛 교회가 재개발 구역에 포함돼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앞둔 가운데, 지역시민단체들이 보존을 촉구하고 나섰다.
인천도시산업선교회보존협의회·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인천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등 지역 시민사회단체 11곳은 24일 오후 인천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개발 구역에 포함돼 철거 위기에 놓인 역사적인 교회를 반드시 보존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대한민국의 민주화 관련 유산이자 인천지역의 민주노조운동 관련 산업유산으로 중요한 사회문화적 가치를 가진 인천도시산업선교회(현 미문의 일꾼교회)와 화도교회 존치를 재개발 조합 쪽에 요구했지만, 조합은 설계변경 검토없이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영국은 방직공장과 노동자 숙소 등 근대산업유산을 26개 세계문화유산 중 하나로 관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초가집이던 인천도시산업선교회 터에 지은 미문의 일꾼교회 전경. 미문의 일꾼교회 제공
1961년 설립된 인천도시산업선교회는 1978년 쟁의 중인 노조 조합원들에게 반대파가 똥물을 뿌린 이른바 ‘동일방직 사건’ 때 여성노동자들이 피신하는 등 우리나라 산업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역사를 간직한 곳이다. 설립자 미국 선교사 조지 오글 목사는 1974년 인혁당 사건 때는 사형을 선고받은 사람들의 영혼을 달래는 공개 기도회를 열었다가 박정희 정권에 의해 강제 추방되는 등 민주화에 이바지했다.
이 교회는 화수화평 주택재개발정비사업(면적 18만998㎡) 구역에 포함되면서 철거 위기에 놓였다. 114년 전 세워진 화도교회 역시 사업 구역에 포함됐다. 화도교회는 일제강점기 정규 교육을 접할 기회가 없던 부녀자와 어린이들의 교육을 지원하는 등 청년 운동의 요람 구실을 했다.
화수화평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은 지하 3층·지상 40층 규모의 아파트 31개 동을 지어 2986가구를 공급할 예정이다. 오는 26일 인천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해당 재개발사업 계획을 심의한다.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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