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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권운동’ 인정받은 ‘광주대단지 사건’, 50년 만에 제 이름 찾았다

등록 2021-06-10 14:20수정 2021-06-11 02:31

광복 이후 첫 도시빈민 생존권 투쟁
‘8·10 성남(광주대단지)민권운동’으로
1971년 서울의 무허가 판자촌에서 강제로 이주당한 도시 빈민들이 지금의 성남시에서 생존 대책을 요구하며 대규모 시위를 벌인 이른바 ‘광주대단지 사건’ 당시 현장 모습. 수만 명의 주민이 거리로 나와 군사정권의 개발독재에 항거하며 경찰서와 관공서 등을 불태웠다. 이후 급성장한 성남시는 그 폐허 속에서 생겨났다. 성남시 제공
1971년 서울의 무허가 판자촌에서 강제로 이주당한 도시 빈민들이 지금의 성남시에서 생존 대책을 요구하며 대규모 시위를 벌인 이른바 ‘광주대단지 사건’ 당시 현장 모습. 수만 명의 주민이 거리로 나와 군사정권의 개발독재에 항거하며 경찰서와 관공서 등을 불태웠다. 이후 급성장한 성남시는 그 폐허 속에서 생겨났다. 성남시 제공
박정희 정권 시절 도시 빈민들이 개발독재에 맞서 생존권 투쟁을 벌인 ‘광주대단지 사건’의 이름이 ‘8·10 성남(광주대단지)민권운동’으로 바뀌어 확정됐다. 50년 만이다.

성남시는 기존 ‘광주대단지사건 기념사업 등 지원에 관한 조례’를 ‘8·10 성남(광주대단지)민권운동 기념사업 등 지원에 관한 조례’로 바꾼 개정안이 제263회 성남시의회 정례회에서 의결됐다고 10일 밝혔다.

이에 시는 오는 28일 시청 온누리실에서 ‘8·10 성남(광주대단지)민권운동 명칭 지정 선언식’을 열기로 했으며, 오는 8월10일에는 50주년 기념식, 창작극, 전시회 등을 기획 중이다.

‘광주대단지’는 1968년 서울시장이던 김현옥씨가 서울시내 무허가 판잣집을 철거해 서울 근교(당시 경기도 광주군 중부면 일대)로 철거민을 집단 이주시킨다는 계획에 따라 추진됐다. 당시 서울시는 재원 조달과 철거민 생업 문제를 고려하지 않은 채 평당 400원에 경기도 땅을 사들여 개발한 뒤, 오른 땅값으로 재원을 마련하는 등의 무리한 방식으로 서울 위성도시를 완성하려 했으나, 투기 바람까지 일어 철거민들은 길거리로 내몰렸다.

수도·전기·도로·화장실 등 기반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곳으로 이주당한 주민들은 1971년 당시 광주군 성남출장소를 습격하고 차량을 탈취하며 격렬하게 항의했다. 당시 광주대단지 일원은 6시간 동안 무정부 상태가 됐다. 주민 22명이 구속돼 20명이 처벌을 받았다.

이 사건은 광복 이후 첫 도시빈민의 생존권 투쟁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당시 정부와 언론은 비참한 처지의 철거민 목소리를 외면하고 ‘빗속의 난동 6시간’ 등으로 표현해 ‘폭동’, ‘난동’ 등의 이미지로 덧씌워졌다.

한편, 광주대단지로 불렸던 곳은 1973년 광주군 중부면에서 성남시로 승격됐으며, 성남시는 1990년대 초 분당 새도시가 들어서고 이어 판교와 위례 새도시까지 생겨 현재 인구 100만명에 육박하는 대도시가 됐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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