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보령시청에서 박지성 제이에스(JS) 재단 이사장과 보령에프시(FC) 유소년 축구단이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보령시청 제공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충남 보령시와 박지성 재단이 전국유소년축구대회를 예정대로 열기로 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보령시는 오는 13∼18일까지 6일 동안 보령종합경기장에서 ‘만세보령머드 제이에스(JS) 컵(Cup) 유(U)12&유(U)11 한국유소년축구대회’를 연다고 9일 밝혔다. 대회에는 전국에서 모인 초등학교 5·6학년의 26개 팀 390여명 선수가 참여할 예정이다.
이 대회는 박지성(JS) 재단과 충남축구협회·보령축구협회가 주관하고, 보령시가 후원한다. 보령시와 박지성 재단은 지난 5월 올해부터 2023년까지 3년 동안 보령에서 이 대회를 개최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맺었다. 보령시가 경기장과 숙박 등을 지원하고 박지성 재단이 대회 운영을 총괄하는 내용이다.
보령시는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선수단, 운영진 등 관계자에 대해 경기 72시간 전 진단검사를 하고 결과를 미리 제출하도록 했다. 무관중으로 대회를 운영하고, 선수단·운영진 말고는 경기장 출입을 막기로 했다. 주요시설에 대한 방역도 하루 2차례 한다는 방침이다. 김동일 보령시장은 “대회에 참가한 유소년 축구 꿈나무들이 다양한 경험과 교류를 통해 보령에서 더 성장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며 “대회 기간 코로나19가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하게 방역 활동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전국적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전국 유소년축구대회를 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북 경주시의 경우 오는 11일부터 14일간 일정으로 ‘2021 화랑대기 전국유소년축구대회’를 열기로 했다가,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산을 걱정하는 비판이 나오자 대회를 잠정 연기한 바 있다.
김은수 보령시민참여연대 사무국장은 “교육 당국은 방학 이전에 코로나19 확산세를 잡아 개학하면 전부 등교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데, 이런 상황에서 유소년축구대회 개최는 보령시민에게 좋지 않은 신호가 될 수 있어 우려된다”며 “굳이 이 상황에, 이 더위에 축구대회를 하는 목적이 무엇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보령시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우려와 관련해 박지성 재단 등과 수차례 협의했으나 대한축구협회의 승인을 받아서 하는 대회인 만큼 방역 활동을 철저히 하기로 하고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며 “대회 기간 선수나 코치진, 운영진 등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 바로 대회를 중단할 방침”이라고 했다.
최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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